하천변 주차관제기 범람땐 들어올린다

2025-12-24     주하연 기자
울산 중구가 태화강 하상주차장의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차관제시스템 관리 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물론 상류지역 방류로 갑작스럽게 수위가 상승하는 상황에 대비해, 기존 철거·복구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관제기 자체를 들어 올리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2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는 지난 2019년 약 4억2000만원을 투입해 태화강둔치 하상주차장 5곳에 이동형 데크프레임을 전국 최초로 설치하며 침수 대응에 나섰다. 태화강변을 따라 조성된 하상주차장은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집중호우나 하천 수위 상승 시 침수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여러 한계가 드러났다.

기존 방식은 호우주의보나 재난 상황이 예상될 경우 이동형 데크프레임을 이용해 주차관제기와 차량 인식용 패드를 철거하는 구조다.

그러나 강수량과 하천 수위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대암댐 등 상류 방류량에 따라 예고 없이 수위가 급상승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로 인해 관제기 이동과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철거한 관제기를 말리는 데 며칠이 걸리면서 그 기간 동안 주차요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반복됐다.

반대로 관제기를 옮겼지만 실제 강우량이 많지 않아 행정 판단을 둘러싼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5곳을 한 번에 철거·복구할 경우 회당 약 900만원의 비용까지 소요됐다.

이를 감안해 중구가 검토 중인 테이블리프트 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관제기 패드를 철거하지 않고 리프트를 이용해 상부로 들어 올리면 침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수위가 낮아진 뒤에는 즉시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 인력 부담과 안전 문제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중구는 내년도 본예산에 2억원을 편성해 침수 피해가 잦은 강북주차장과 성남둔치 공영주차장에 우선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매년 비 예보와 방류 상황을 두고 철거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테이블리프트 도입은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천 주변 주차장에도 이런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