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화학작용제 이동·잔류 예측 가능해진다
2025-12-24 석현주 기자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최성득(사진) 교수팀은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액상 화학작용제의 이동과 잔류 특성을 분석하는 예측 모델 ‘DREAM-CWA’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모델은 화학작용제가 기체로만 확산된다는 기존 가정과 달리 액적 형태로 지표면에 떨어져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토양,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 도심 표면별 특성을 구분해 분석했으며, 표면에 남은 액적에서 증발하는 독성 물질의 양이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시뮬레이션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예측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 상온에서 끈적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지속성 화학작용제가 살포될 경우 30분 뒤 지표면에 남은 액적이 증발하면서 대기 중 독성 농도가 최대 32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로 다시 방출되는 독성 물질의 양도 초기보다 1.5배 늘었다.
DREAM-CWA 결과를 3차원 전산유체역학(CFD) 모델과 결합하면 지상 약 2m 높이에서 사람이 실제로 흡입할 수 있는 독성 가스 농도와 이동 경로까지 예측할 수 있다. 바닥에서 증발한 독성 물질의 양과 도심 빌딩 사이 바람의 흐름을 함께 분석하는 방식이다.
최성득 교수는 “공기와 액적, 토양과 도심 구조물을 모두 고려한 다매체 환경모델은 국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화학전·테러 상황에서 확산 경로와 잔류 시간, 인체 노출량을 정밀 예측해 대응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