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손소희 문학상에 박정선 교수 선정

2025년 손소희 문학상에 울산시민건강연구원의 고문을 맡고 있는 박정선 대구가톨릭대학교 보건안전학과 석좌교수가 선정돼 수상했다.

손소희 문학상은 소설가 고 손소희(1917~1987)씨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손 작가의 인세와 부군인 김동리 작가의 출연금으로 지난 2006년 제정돼 올해 20회째를 맞고 있다.

예방의학·직업환경의학 전문의면서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 교수는 수필집 <우울할 땐 뭘 하세요>로 수상하게 됐다.

시상식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계간지 ‘문예바다’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 책은 박 교수가 언젠가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나는 날에 대비해 가족과 자기를 아껴 준 분들께 미리 써 두는 작별 인사라면서 일하는 틈틈이 그린 그림과 글을 한데 엮은 첫 그림 에세이집이다. 삶의 행로에서 느낀 비범한 아픔을 재치와 유머로 달관하고 있으며, 세태를 바라보는 눈이 예리하면서도 따뜻하다.

박 교수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 좋아했던 제가 국문과에 가는 걸 아버진 반대하셨지만, 아버지 서재에는 딸이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창작과 비평’ ‘수필문학’ ‘현대문학’과 같은 계간지 월간지가 늘 꽂혀 있어 나의 문학 선생님이 돼 줬다”며 “의과대학 본과 2학년 때인가, 고교시절 국어선생님이 국문과에 가야 할 제자가 엉뚱하게 의대를 갔다며 그동안 마음이 바뀌었을까 해 찾아 오셨더라는 얘기를 나중에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듣고 그때부터 글쓰기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한편에 간직하게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예방의학자가 되도록 이끌어주신 지도교수님은 전공의 시절, 꾸밈말이 많은 제 논문을 읽으시곤 감정은 모두 빼고 사실만 기록하도록 가차 없이 손질하셨다. 어쩌면 저의 문장들이 담담한 것은 그런 수련 배경 탓일지도 모르겠다”며 “이 상에 누가 되지 않는 좋은 글 쓰도록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박정선 교수는 경기여고, 이화여대 의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종신회원이다. 2021년 계간 ‘문예바다’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으며, 한국의사미술회 정회원으로 2017년부터 매년 그룹전 참여 등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6년에 대한산업보건협회 울산지역본부로 이직해 근무하게 되면서 울산에 정착했다. 또 2019년부터는 사단법인 울산시민건강연구원의 고문을 맡아,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 취약한 조건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소규모사업장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실직자 등을 위해 그들의 노동능력을 오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건강증진지원 활동에도 핵심 아이디어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현장 지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