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태의 인생수업(25)]인생을 바꾸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태도다

2025-12-29     경상일보

삶은 언제나 우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계획한 일이 어그러지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으며, 때로는 스스로에게조차 실망하는 날들이 있다. 그러나 그럴 때 우리를 끝까지 지켜주는 것은 재능도, 조건도 아니다. 바로 태도다. 태도란 단순한 표정이나 말투가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대하는 내면의 방향이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다.” 라고 했다. 같은 현실도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이 된다. 긍정적 태도란 억지로 웃는 낙천주의가 아니라, 상처와 실패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해내는 내적 확신이다.

찰스 스윈돌은 “인생은 10%의 사건과 90%의 반응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우리는 사건 자체를 바꿀 수 없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반응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긍정적 태도는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주고, 상실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재구성’이라 부른다. 고통의 원인을 재해석하고, 그 경험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능력이다.

긍정적인 사람은 고통을 모르는 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고통의 강을 건너본 사람들이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는 지옥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붙잡았다. 그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고 증명했다. 낙관이란 현실을 외면하는 가벼움이 아니라,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깊은 힘이다.

마틴 셀리그먼은 이를 ‘낙관적 설명 스타일’이라 했다. 같은 실패를 두고도 어떤 이는 ‘영원한 실패’라 여기고, 어떤 이는 ‘일시적인 경험’이라 해석한다. 이 차이가 바로 재기의 힘이다. 삶은 완벽하지 않지만, 해석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인생의 무게를 바꾼다.

나이가 들수록 태도는 그 사람의 품격이 된다. 몸은 느려지고, 곁을 지키던 사람도 하나둘 떠나지만, “이만하면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은 세월을 초월한 빛을 낸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반려견과 걷고, 손녀의 웃음을 보며 감사한다. 이런 평범한 순간들이 긍정을 단련하는 연습장이자, 나를 지탱하는 조용한 버팀목이다.

긍정은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며, 훈련으로 길러지는 습관이다. 불완전한 오늘 속에서도 더 나은 해석을 택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긍정이다. 루 홀츠의 말처럼, “태도는 모든 것을 바꾼다. 상황이 아니라 태도가 당신의 하루를 결정한다.”

결국 인생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파도 위에 서 있다. 누구는 그 파도에 휩쓸리고, 누구는 그 위에서 균형을 잡아 항해를 이어간다. 그 차이는 파도의 높이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다. 외부 세계는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지만, 그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은 언제나 우리의 선택 안에 있다. 긍정적 태도는 하루를 빛나게 하고, 한 생을 완성된 이야기로 만든다.

정안태 '오늘하루 행복수업' 저자·울산안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