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만 웃었다, 울산항 물동량 ‘반쪽’ 회복

2025-12-30     오상민 기자
지난달 울산항 물동량이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항만 주력인 액체화물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따르면, 11월 울산항에서 처리한 총 물동량은 1626만303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1593만7808t)과 비교해 2.04% 증가한 수치다.

전체 지표 상승을 이끈 건 단연 자동차였다. 11월 차량(자동차) 처리량은 151만4595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10만8859t)보다 36.6% 급증했다.

반면 울산항 물동량의 80%를 차지하는 액체화물은 힘을 쓰지 못했다. 최대 비중인 원유는 551만76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감소(0.71%)했고, 석유정제품(-3.1%)과 화학공업 생산품(-7.2%)도 모두 뒷걸음질 쳤다.

올들어 11월까지 1억8051만9545t의 물동량을 기록, 전년도 같은 기간(1억8315만9301t)보다 1.44% 감소했다. 12월 실적 한 달만 남겨두고 연간 화물 처리량 2억t 달성은 물 건너 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컨테이너다. 물량 자체도 줄었지만 내용면에서도 실속이 없었다. 11월 울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만9820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11월(3만485TEU)보다 2.18% 줄었다.

화물이 적재된 적(Full) 컨테이너는 1만9046TEU에 그쳐 전년 대비 10.05%나 쪼그라든 반면, 화물이 없는 공(Empty) 컨테이너는 1만774TEU로 15.70% 늘어났다.

특히 수출 타격이 컸다. 11월 외항 수출 적 컨테이너는 1만3989TEU로 지난해(1만6858TEU)보다 17.02% 급감해 지역 제조기업들의 수출 활력 저하를 드러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울산항의 누적 컨테이너 처리량은 31만7627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만5375TEU)보다 13.07% 감소했다. 환적 화물 누적 실적 역시 2440TEU에 그치며 전년(5599TEU) 대비 56.42% 폭락해 반토막 났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액체와 컨테이너 등 주력 화물의 부진을 완전히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가 컨테이너 실적 감소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