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 2살 젊어졌다…평균 57.7세

2025-12-31     서정혜 기자
기술 기반 현장형 인물과 자사 출신 선호 기조에 국내 대기업의 신규 최고경영자(CEO) 연령이 평균 2세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리더스인덱스는 500대 기업 중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인사가 난 2026년도 신임 CEO 55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신임 CEO의 평균 연령은 57.7세로, 전년(59.8세) 대비 2.1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50대 초반 CEO들이 대거 나서며 체감 연령이 젊어졌다.

연령 분포를 보면 1960년대생이 42명으로 여전히 주를 이뤘고, 1970년대생이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1950년대생은 1명에 그쳤다.

최연소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 HL클레무브의 이윤행(43) 사장으로, 신규 CEO 중 유일한 1980년대생이다.

50대 초반 CEO로는 정지광(51) 미래에셋캐피탈 대표, 최진일(51) 이마트24 대표, 김정아(52) 이노션 사장 등이 있다.

최고령은 66세 전영택 삼천리 사장으로, 이번에 신규 선임된 CEO 중 유일한 1950년대생이다.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자사 출신 CEO 비중 확대다. 신규 CEO 55명 가운데 52명(94.5%)이 내부 인사였다. 전년(89.5%, 51명) 대비 숫자 증가는 크지 않지만, 신규 CEO 전체에서 내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구조적으로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아온 김상현(62) 부회장을 대신해 자사 출신인 김원재(57) 전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LG화학도 3M 출신으로 2019년 영입돼 6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신학철(68) 부회장 후임으로 1996년 입사 이후 30년 가까이 LG화학에 몸담은 김동춘(57) 사장을 임명했다.

KT도 LG 출신의 김영섭(66) 사장 후임으로 ‘정통 KT맨’으로 불리는 박윤영(63) 전 KT기업사업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기업 환경에서 외부 수혈을 통한 신사업 확장보다 조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부 검증을 우선하는 보수적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직무 전문성에서도 재무 출신 CEO 비중은 28.1%(16명)에서 23.6%(13명)로 낮아졌고, 생산·제조 부문 출신은 1.8%(1명)에서 10.9%(6명)로 크게 늘었다.

류재철(58) LG전자 사장, 김영식(58) SK에코플랜트 사장, 송치영(61) 포스코이앤씨 사장, 김형관(57) HD한국조선해양 사장 등은 모두 이공계 기반의 현장형 기술 전문가다.

여성 CEO는 2025년도 1명(이수미 OCI홀딩스 부사장)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연말 인사에 앞서 지난 9월 말 수시 인사를 통해 선임된 이선주(55) LG생활건강 사장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최초 여성 CEO가 된 김정아 이노션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