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며느리’ 이혜훈 장관 발탁…울산 정치권·행정 득실은

2025-12-31     김두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 진영을 초월해 파격적으로 발탁한 ‘울산 며느리’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본보 12월29일자 1면)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과 행정계의 득실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지역 여야 정치권은 이 장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30일 본보 취재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김태선)은 지선을 앞두고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유리한 국면 조성을, 보수 진영인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 박성민)은 ‘허’가 찔린 상황에서 보수층 이탈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김태선 시당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 장관 후보자 파격 지명은 국정 운영의 필요성과 함께 통합과 관련된 폭 넓고도 매우 합리적 인사로 보인다”며 “국정 운영에도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 정치·행정·경제 발전에도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고 김태호 전 장관은 울산의 합리적 보수 세력들의 중심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울산 며느리’로 불리는 이 장관 후보자의 향후 역할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오상택 울산시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은 “이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선거 유불리 분석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탕평인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레 합리적 보수·중도 여론은 민주당 쪽으로 많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자체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볼 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 여론이 지난해 6월 대통령 선거 결과(이 대통령 42.54% 득표)와는 다르지 않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있다. 이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보수 여론이 출렁이면 해볼 만 한 선거가 될 것”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역 정치 원로 고 김태호 전 내무장관의 정치·행정·경제계의 기저가 상당한 현실에서 합리적 보수·중도층의 변화가 올 가능성에 대비, 조직관리를 비롯해 물밑 민심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박성민 시당위원장은 이날 “이 장관 후보자가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장관직에 안착하게 되면 김두겸 울산시정부 등 행정적 측면에선 지역 국비 확보 및 현안 해법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평소 고 김태호 전 장관 측 인사들은 물론 이 장관 후보자와 정치적·인간적 신뢰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박 의원은 “장관 지명 직후 수차례 통화한 적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에게 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인간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볼 때는 매우 민감한 문제도 산적해 있다”면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현 상황에선 뭐라고 단정해 말할 순 없지만, 이재명 정부의 중간평가 여론과 함께 여권의 각종 의혹 등으로 우리 진영(국민의힘 등 보수) 후보들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선거가 임박하면 민주당에 역풍이 불수도 있고, 우리당 후보들에겐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도 있으나, 중도 외연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불리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