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산업의 변화를 삶으로 잇는 해로 만들자

2026-01-02     경상일보

2026년 병오년 새해, 울산은 새로운 산업지형을 앞에 두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산업수도로 축적해 온 경험 위에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 배터리와 수소, 해양과 모빌리티가 겹쳐지며 울산의 미래는 이전보다 훨씬 입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울산의 변화는 이미 산업현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라는 기존 축에 데이터와 전력, 저장과 연료, 항만과 물류가 더해지며 산업지도는 다핵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연결이다. AI, 에너지, 모빌리티, 해양이 각각의 사업으로 흩어질 때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으로 묶일 때 울산의 경쟁력은 비로소 힘을 갖는다.

그 중심에는 에너지 체계가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쓰는 구조가 산업현장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공급 안정성을 높여 경쟁력을 실제로 높일 수 있을 때, 분산에너지 전략은 의미를 갖는다. 데이터센터와 제조 AI 전환 역시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합리적인 요금구조 없이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2026년은 울산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설계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산업 전환의 성패는 기술 못지않게 도시의 준비도에 달려 있다. 산업단지와 도심, 항만과 배후 주거지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따라 기업의 투자 결정과 인재의 정착 여부가 갈린다. 교통과 주거, 교육과 문화가 산업전략과 따로 움직여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첨단 산업도시는 결국 기업이 일하기 편한 도시이자,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여야 한다.

배터리와 수소는 울산이 가진 강점을 확장하는 열쇠다. 실증을 넘어 안전·인증·표준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갖출 때 산업은 지역에 뿌리내린다. 수소 역시 생산과 저장, 운송과 활용을 잇는 전주기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실험의 도시를 넘어, 성과가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지역 인재가 남아 일하고 도전할 수 있을 때 기술과 데이터는 축적된다. 교육과 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투자와 고용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시민은 변화를 체감한다. 첨단 미래도시는 산업만 앞선 도시가 아니라, 일상이 나아지는 도시다.

새해 울산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방향을 공유한 꾸준한 실행이다. 붉은 말의 해, 울산의 시간은 이제 주저 없이 앞으로 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