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케이블카, 또 좌초 위기(종합)

2026-01-02     신동섭 기자
환경 당국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예정지의 지질학적 불안정성과 생태계 파괴 우려를 근거로 사업계획에 대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이에 울산 울주군이 20년 넘게 공들여온 사업은 또다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1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신불산군립공원 조성사업(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사업 추진 시 고지대 핵심 식생 훼손과 생태축 단절 등 불가역적인 환경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장 치명적인 재검토 사유는 안전이었다. 낙동강청은 상부 정류장 예정지 배후의 암석돔에 다수의 수직절리와 파쇄 영역이 발견돼 낙석 및 국부적 붕괴 위험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업자 측이 제시한 록볼트와 콘크리트 주입 등 보강 대책에 대해 낙동강청은 “오히려 암석돔 고유의 자연경관을 영구적으로 훼손할 뿐 아니라, 공사 중 발생하는 진동이 암반 균열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상부정류장 위치 변경 등 안정성 문제의 근본적 해소 없이 추진하는 것은 지형·지질적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대안으로 제시한 축소노선의 상부정류장 예정부지 또한 “급경사 암반 지형으로 구조적 제약이 크고 시설물 배치 시 과도한 절·성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절토 사면의 안정성 확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형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한 당초 목적을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생태 및 경관 훼손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계획 노선이 신불산 고산습지 및 단조늪 등 희귀 습지와 인접해 있고,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준하는 신갈나무 군락이 분포해 있어 보전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 낙동강청의 판단이다.

케이블카 노선이 신불산의 랜드마크이자 고유한 기암괴석 암릉인 ‘공룡능선(칼바위)’을 북-남으로 가로지르도록 설계돼, 산림 스카이라인을 단절하고 경관적 이질감을 유발한다는 점도 부적합 사유로 꼽았다.

한편 이번 재검토 결정으로 지역사회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악 관광과 ‘반구천의 암각화’ 등을 활용한 관광벨트 조성 전략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며 조기 착공을 촉구해 온 일대 주민들의 반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서범수 국회의원과 울주 시·군의원들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모색했다. 군 역시 협의내용 분석하고 대책을 검토 중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