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케미칼 퇴직자 홍정한씨, “살기 좋은 친환경 생태도시 변신 뿌듯”

2026-01-02     김은정 기자

홍정한씨는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공업고 화공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울산으로 내려왔다. 군 복무를 마친 뒤 현재의 KPX케미칼인 한국포리올에 입사했다.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36년을 근무하고 지난 2023년 말 정년퇴직했다. 당시 울산은 아직 광역시로 승격되기 전이었고, 도시라기보다는 공장이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다.

울산 정착 초기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다. 당시 울산은 말 그대로 공장뿐인 ‘공업도시’였고,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가 기억하는 당시 울산 남구청은 야음삼거리에 있었고, 야음시장과 여천동, 번개시장 일대가 가장 번화했다. 여천동 회사로 출근하는 길에는 술집과 다방이 줄지어 있었다. 공장 노동자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모이던 공간이었다. 그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왔지만, 막상 와보니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후 회사 사명이 KPX케미칼로 바뀌면서 공정과 설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폐수 처리 등 환경 설비가 강화되며 작업 환경도 달라졌다.

홍씨는 생산부에서 PPG(폴리프로필렌글리콜)를 생산하는 일을 맡았다. 자동차 시트와 냉장고 단열재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1980년대 후반에는 회사 정문 앞에 물건을 사려는 차량이 줄을 설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신입사원도 매년 두 자릿수 채용됐다. 이와 함께 석유산업을 주로하는 장생포와 온산의 산업단지들이 점차 확장됐다.

그가 일하는 동안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됐다. 과거 악취로 기억되던 여천천은 정비를 거쳐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변모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훼손됐던 환경이 회복되는 모습을 그는 현장에서 지켜봤다.

홍씨는 “예전에는 울산이 일하기 좋은 도시였다면, 지금은 살기 좋은 도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글=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사진=김도현기자 d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