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연령 늦어지고, 출산의향은 2.4%로 급감

2026-01-06     석현주 기자
울산 가족의 모습이 5년 사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결혼과 출산은 늦어지거나 미뤄지고, 돌봄과 노후는 가족보다 사회 시스템에 기대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일은 늘었지만 삶의 균형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5일 울산복지가족서비스원의 ‘2025년 울산시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 시민의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복지가족서비스원이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울산 가족구조 변화와 돌봄·일생활 균형 수요를 분석했다.

울산 시민이 생각하는 적정 결혼연령은 남성 33.44세, 여성 31.14세로 조사돼 2021년보다 각각 약 1.5세, 1.9세 높아졌다. 결혼 비용은 평균 445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며, 5000만원~1억원 미만 구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비용 부담은 여전히 결혼 결정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는 더욱 급격했다. 자녀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1년 83.5%에서 2025년 63.4%로 크게 줄었다. 사회적 여건이 갖춰질 경우 출산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7.7%에서 2.4%로 급감해 제도 개선만으로 출산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가족 내부 관계의 긴장도 커졌다. 배우자 갈등 경험 비율은 49.4%에서 66.3%로 증가했고, 이혼을 고려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8.9%에서 24.7%로 크게 늘었다. 가족 유지에 대한 부담과 갈등이 이전보다 일상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사 결과 울산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0만~400만원 구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00만~500만원 구간이 2순위를 차지했지만, 2021년 조사와 비교하면 200만~300만원 구간 비중이 커지며 중·저소득층 비중이 확대된 흐름이 확인됐다.

일과 생활의 균형 측면에서는 취업 비율이 66.1%에서 81.9%로 크게 상승했지만, 일·가정 양립의 최대 걸림돌은 ‘장시간 근로’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가장 필요한 제도로는 유연근무제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노후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 과거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실버타운을 희망 거주 형태로 꼽은 비율이 52.7%로 1순위를 차지했다. 노후의 돌봄과 주거 문제를 가족이 아닌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려는 인식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복지가족서비스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울산 가족이 결혼·출산·돌봄·노후 전반에서 개인과 가족의 책임을 줄이고, 사회적 지원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유연근무제 확대, 돌봄 인프라 강화, 노후 주거 대안 마련 등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가족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