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줄고 육아휴직 보편화…직장어린이집 ‘한산’

2026-01-06     김은정 기자
연가 사용 확대와 육아휴직 보편화 등 각종 제도가 정착되면서 울산 동구 직장어린이집 수요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한때 자리가 없어 제비뽑기까지 진행했던 직장어린이집이 최근에는 정원의 절반 수준만 운영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동구에 따르면, 동구청 직장어린이집은 8년여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반이 만석이었다. 야근과 추가근무가 잦아 직원들이 근무지 인근 보육시설을 선호했고 입소 신청자가 정원을 초과해 추첨으로 원아를 선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가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워지고 육아휴직 제도도 자리 잡으면서 직장어린이집 이용 환경이 달라졌다. 휴직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직원이 늘어난 것이다.

퇴근 문화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퇴근 시간이 불규칙해 직장어린이집 이용이 불가피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정시 퇴근이 가능해지면서 거주지 인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어린이집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직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2025년 12월 말 기준 동구청 내 어린이집 입소 가능 대상자 59명 가운데 25명이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전체 대상자의 상당수가 휴직을 활용하면서 이용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연령대별 이용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동구 직장어린이집은 기존에 1세부터 5세반까지 운영해 왔지만, 최근 3~5세반 이용이 크게 감소했다. 해당 연령대 아동의 경우 교육과정이 비교적 체계적인 유치원으로 보내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같은 변화로 동구는 지난 2024년 3~5세반을 폐지했다. 반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원아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후 남은 원아는 5명에 불과했다.

이에 동구는 지난해부터 0세반을 신설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0세반 신설 이후 원아 수는 13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원 27명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0세반은 현재 만석이지만 영아 보육 특성상 아동 2명당 보육교사 1명을 배치해야 해 추가 증원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체적으로는 당분간 정원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구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도 영향을 미쳤지만, 연가와 휴가, 육아휴직 등 복지 제도가 확대되면서 직장어린이집 이용 수요가 줄었다”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원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