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 경관자원 활용계획 재정비 목소리 고조
2026-01-07 신동섭 기자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는 유럽대륙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포르투갈 호카곶을 상징하는 카보다호카 기념비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설치한 뒤 시일이 흐르면서 기념비의 의미가 쇠퇴해지고, 오히려 해맞이 경관에 방해가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일 영하의 날씨 속에도 간절곶 해맞이공원에는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울주군 추산 13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야간 경관인 ‘적설’과 각종 조형물 앞은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간절곶의 두 대표 조형물인 소망우체통과 카보다호카 기념비에 대한 반응은 확연히 갈렸다.
소망우체통 앞에는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았지만, 인근 카보다호카 기념비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현장에서 만난 해돋이 객들은 “이게 무슨 돌탑인지 모르겠다”며 “안내판을 보고서야 의미를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간절곶을 여러 차례 찾았다는 울산 시민들조차 “그냥 돌탑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일부 시민들은 “간절곶 하면 대형 우체통(소망 우체통)이 먼저 떠오른다”며 “차라리 우체통 하나만 가져다 두는 게 이곳의 스토리텔링과 상징성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혼란은 기념비의 탄생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카보다호카 기념비는 포르투갈 호카곶과 간절곶을 잇는 상징물로 설치됐다. 유라시아 대륙 최서단과 한반도 육지 최동단을 연결한다는 국제적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설치 직후 기념비 상단의 십자가가 종교적 중립성 논란 속에 철거되면서 조형물의 핵심 상징은 사라졌다. 원형을 알지 못하는 방문객에게 현재의 기념비는 맥락이 끊긴 돌탑에 가깝다.
해맞이 순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일출 시각인 오전 7시30분께 인파가 몰리며 해안선 가까이에 자리 잡지 못한 방문객들은 뒤쪽에서 해를 바라봐야 했다. 일부 위치에서는 카보다호카 기념비가 시야를 가로막았다. 현장에서는 “소망을 비는 공간에 굳이 시야를 가리는 조형물이 있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출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 중 기념비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산업도시 울산이라 굴뚝에서 해가 뜬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일각에서는 현재 군이 추진 중인 ‘간절곶 식물원’ 조성과 발맞춰 간절곶 일원의 조형물 재배치 등 경관자원 활용 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검토된 부분이 없다”며 “하지만 식물원 조성과 관련해 간절곶 경관 재정비 의견은 고려해 볼 가치가 있기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