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진입 차단시설, 휠체어·유모차까지 막아

2026-01-07     김은정 기자
이륜차의 보행로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단 시설이 정작 휠체어와 유모차 등 이동약자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행 안전을 위한 장치가 또 다른 이동 불편을 낳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찾은 울산 북구 송정동의 한 근린공원. 공원 안쪽 보행로로 들어가는 네 곳의 통로에는 모두 U자형 볼라드가 설치돼 있었다. 이륜차 등의 진입을 막기 위한 시설이지만, 통로 폭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현장을 살펴본 결과, 통로 자체가 완전히 막혀 있지는 않았다. 다만 통과 공간이 넓지 않아 휠체어나 폭이 넓은 유모차의 경우 진입 각도를 여러 차례 조절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혼자 이동하는 이동약자라면 불편이 더 클 수 있는 여건이었다.

공원 보행로 진입 구간에는 시설물과 함께 이륜차 통행을 금지하는 표지도 함께 설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보행로 내 이륜차 진입을 막기 위해 시설을 설치했으며 통행에 불편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곳뿐 아니라 지역 공원과 보행로 곳곳에는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일자형 볼라드가 쉽게 목격된다. 하지만 각 구조물 간 간격이 좁을 경우 휠체어의 통행에는 큰 걸림돌이 된다.

최근 이륜차의 보행도로 주행 문제가 늘어나면서 지역 곳곳에서 이륜차 진입 금지 시설물이 설치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차단 시설이 이동약자의 접근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설치될 경우 보행 안전과 이동권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휠체어가 무리 없이 통행하려면 최소 1.2m 이상의 유효 폭이 확보돼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동약자는 보행로 진입을 자칫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시설 설치 과정에서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울산시지체장애인협회는 “통로 폭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휠체어나 이동보조기기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현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장애인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도로 위에 설치된 각종 구조물로 인해 장애인은 물론이고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노인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구조물에 가로막혀 이동 경로를 찾지 못한 채 차도로 내려가 이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