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월 청년 유출, 울산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2026-01-08     경상일보

울산은 매년 2월, 청년층이 대거 빠져나가는 ‘이탈의 정점’을 맞는다. 졸업과 입학, 진학이 겹치는 시기에 15~24세 청년들의 순유출이 최고조에 달한다. 2월은 산업도시 울산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시험하는 달이기도 하다. 주력 산업의 성장 둔화 속 지난 10년간 이어진 청년 유출 구조의 고착화는 울산이 직면한 무거운 현실과 암울한 미래를 여실히 보여준다.

동남지방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5년 2월 울산의 순유출 인구는 1800명으로 전월 200명보다 8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청년층이 1142명을 차지했다. 2023년과 2024년 2월 유출 인구는 각각 1400명으로 전월보다 각 2.3배, 7배로 폭증했다. 학사 일정이 집중된 시기에 인구 이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울산의 산업·고용·교육 구조가 안고 있는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여성 청년층의 유출이 심각하다. 지난해 1~11월 울산의 순유출 인구 5300명 중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남성 친화적 산업 구조와 50%를 밑도는 낮은 여성 고용률이 그 배경이다. 남성 고용률은 70%를 웃돌아 남녀 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이 구조 속에서 청년 여성은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제한되고, 안정적인 경력 형성이 어렵다.

울산시는 대응책으로 여성 선호 학과 신설과 학과 다양화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공학·기계 중심 학과에서 벗어나 서비스, 교육, 사회복지 등 수요가 높은 분야를 확대하고, 여성 일자리 창출과 문화·소비 인프라 확충을 위해 대형 쇼핑몰 유치도 추진 중이다. 대학 진학 시점부터 청년들이 울산에 머물도록 교육, 일자리, 주거, 생활 환경을 함께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청년층의 정착 여부가 울산 인구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학과를 신설하는 것만으로는 유출을 막기 어렵다. 제조업 외 IT·서비스·교육·문화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장학금, 주거 지원, 창업 인프라 등 청년 맞춤형 정주 전략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늘 반복되는 2월 청년 유출은 울산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여성과 청년층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산업 경쟁력과 도시 활력도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다. 울산의 미래는 청년과 여성의 지역 정착 여부에 달려 있다. 2월 청년층 인구 유출을 줄이는 것은 곧 광역시 울산의 쇠퇴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