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물류 허브’ 울산항 경고등 켜졌다
2026-01-08 오상민 기자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11월 울산항에서 처리한 화학공업생산품 물동량은 160만4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7.1% 감소했다. 이는 경쟁 항만의 약진과 대비돼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같은 기간 전국 항만의 화학공업생산품 처리량은 3.1% 증가했다.
특히 제2의 석유화학 거점인 광양항은 11월 한 달간 102만7000t을 처리하며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9.7%나 폭증했다. 울산과 광양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탓으로만 돌리기엔 울산 석유화학 단지와 항만의 활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울산항 물동량의 70%를 차지하는 유류 부문도 사정은 비슷하다.
11월 울산항 유류 처리량은 1118만50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다. 광양항(-4.5%)이나 대산항(-5.1%) 등 주요 액체 항만들도 동반 부진을 겪었지만, 인천항의 경우 400만7000t을 처리해 2.6% 성장세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그나마 자동차가 울산항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11월 울산항 자동차 물동량은 146만7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1% 급증했다. 하지만 자동차 부문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물량 면에서는 평택·당진항(150만1000t)이 울산항을 앞질렀고, 성장세 면에서는 광양항이 전년 대비 74.9%나 늘어나며 맹추격하고 있다.
이 외에 기타광석 부문에서는 울산항이 51만1000t을 처리해 40.2% 증가하며 전국 항만 중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컨테이너는 2만9820TEU(1TEU=6m 컨테이너 1개)에 그쳐 2.2% 줄었고, 전국 5대 항만 중 누적 감소폭(-13.1%)이 가장 컸다.
울산항만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화학공업생산품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울산만 감소한 것은 지역 산업계의 구조적 부진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자동차 수출 호조에 가려진 액체 화물의 경쟁력 저하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