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로 3분’ 마음건강 챙기세요
2026-01-08 주하연 기자
7일 찾은 중구 세민병원 1층에는 무인 정신건강검진기가 설치돼 있었다. 앞에는 이용 방법이 적힌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커다란 모니터 화면에 안내 문구가 뜨자 방문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우울감과 스트레스 수준, 자살 경향성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 검진은 2~3분 만에 끝난다. 결과지는 즉시 출력되며, 현재 상태에 맞는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과 함께 중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 방법이 안내돼 있다.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따로 찾지 않아도 스스로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무인 정신건강검진기는 현재 중구와 북구, 울주군에서 운영 중이다.
중구는 세민병원과 한국에너지공단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3개월마다 장소를 옮기고 있다. 북구는 구청 민원실과 북구노인복지관 등 2곳에서, 울주군은 선바위도서관과 하나로마트 원예농협 본점, 온산행정복지타운, 울주종합체육센터 등 4곳에서 키오스크를 가동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해 4~5월 HD현대미포 사업장 내에서 일시 운영했다.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2021년 351명이던 검진 인원이 2022년 615명, 2023년 852명, 2024년 1065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460명이 이용해 누적 4343명이 검진을 받았다. 이 중 고위험군 321명이 발굴돼 상담 안내와 연계가 이뤄졌다.
북구 역시 최근 연간 500건 안팎의 이용이 이어지고 있으며, 울주군은 지난해 한 해 동안 4039건의 검진이 진행돼 이 중 약 40%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울산의 정신건강 지표는 이러한 시도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울산의 연간 우울감 경험률은 6.6%로 17개 시도 중 공동 4위였으며,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43.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보건복지부의 ‘2025 자살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울산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32.7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상태를 인지하는 조기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관내 한 보건소 관계자는 “무인 정신건강검진기는 진단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시점을 인식하게 하는 출발점”이라며 “검진 이후 상담과 치료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