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존과 활용의 균형, 지속가능한 세계유산도시 모델

2026-01-09     경상일보

울산 반구천 암각화가 역사와 관광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세계유산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반구천 암각화는 1971년 발견 이후 사연댐 수몰과 자연 노출로 훼손 위기에 놓인 바위그림이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그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잠재력을 입증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이제 보존의 문제를 넘어 시민과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 자원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울산시는 반구천 암각화 일원을 단순 관리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찾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하반기 ‘역사문화공간 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착수하고, 반구천 일원을 역사·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단계별 전략을 마련한다.

핵심 시설로는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와 울산문화유산센터가 계획돼, 보존·연구·교육·전시 기능을 통합한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접근성과 안전성 확보도 병행된다. 암각화 주변 경관자원을 연결하는 역사문화탐방로를 2027년까지 조성하고, 대곡마을 진입로 확장과 무료 셔틀버스 운행으로 방문객 편의를 높인다. AI 기반 XR 망원경과 QR 스마트 해설 시스템을 통해 기존 망원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운 세부 그림까지 생생하게 관람 가능하며, 다국어 안내를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 접근성도 강화한다.

이번 사업은 세계유산 보존 원칙을 지키면서 관광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견인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시한다. 반구천 암각화는 일반 예술작품이 아니라, 수천 년 전 인류의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역사·인류학적 자료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빛을 잃고, 문화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기회도 함께 놓치게 된다.

반구천 암각화는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와 두동면 천전리 일원의 바위에 새겨진 선사시대 바위그림으로, 생활·생업·환경 인식과 종교·제례 등 사회·문화적 정보를 담고 있다. 사연댐 수문 설치로 이제는 보호만으로는 지켜질 수 없는 기로에 섰다. 문화관광유산으로서 적극 활용하고, 접근성과 체험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민속학자 고 김열규 박사는 “반구대 암각화는 경주 전체와도 바꿀 수 없다”며 역사적 가치와 관광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울산이 반구천 암각화를 매개로 지속가능한 세계유산도시로 자리 잡는다면, 지역의 문화와 관광을 동시에 살리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