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용부 울산동부지청, 확대인가 인력쪼개기인가

2026-01-12     경상일보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이 오는 4월30일 울산 동구에서 본격적인 행정 업무를 시작한다. 울산은 인구 규모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인천·대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1도시 2지청’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는 울산이 ‘인구수’에 따른 행정 배분 논리를 넘어, ‘대한민국 노동의 메카’로서 지닌 실질적인 위상과 막대한 행정 수요를 정부로부터 공인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울산에 두번째 노동 지청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울산은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사업장이 집중돼 있어 근로감독관 1인당 담당하는 노동자 수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조선·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 특성상 산재 예방 및 현장 대응의 긴급성이 타 도시보다 훨씬 크다. 이번 동부지청 신설로 동부권 노동 행정 서비스가 개선되고 현장 밀착형 산업안전 관리를 실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런데 출범 전부터 이미 삐걱거리고 있다. 인력과 예산은 추가되지 않은 채, 기존 울산지청 인력을 나눠 쓰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지청 200여 명 중 약 67명이 동부지청으로 배치될 전망이다. 간판만 하나 더 달릴 뿐, 실제 권한과 기능은 분산돼 사실상 ‘손발이 나뉜 조직’이 될 판이다.

조선·제조업 집중, 원·하청 구조, 외국인노동자 증가까지 겹친 울산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근로감독과 고용 서비스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현재 계획대로라면 동부지청 신설은 행정기구 확장이 아니라 단순한 ‘분할’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개청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복지센터 운영 역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울산의 고용센터업무 상당부분은 실업급여다. 사업장 주소 기준으로도 신청이 가능한 구조에서, 어디까지를 동부지청으로 안내할지 기준이 모호하면 민원은 떠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청 홍보가 아니라 개청 대책이다. 울산동부지청은 ‘울산 내부 쪼개기’가 아니라 본청과 부산청 차원의 인력 보강과 예산 지원을 전제로 해야 한다. 개청 초기만이라도 한시 증원과 파견 같은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

울산동부지청은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기민하게 수용하고, 복잡한 노사 갈등과 안전 현안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노동 울타리’가 돼야 한다. 다만 방식이 잘못되면 시민은 더 불편해지고 노동 현장은 더 취약해진다. 정부는 ‘인력·예산·업무분장’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이번 개청이 이름뿐인 분할이 아니라, 현장을 살리는 확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