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 사회와 창업 교육, 진로의 틀을 넓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창업 교육은 창업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인 기획력, 협업 능력, 디지털 활용 능력을 기르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정형화된 진로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현실 속에서, 이러한 창업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나만의 길을 설계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교육으로 가치를 가진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우주 시대가 열리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진로 선택은 여전히 전문직, 공공기관, 대기업 사무직 등 특정 직업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획일적 진로 쏠림 현상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 교육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사회 문제 분석, 제품 기획, 온라인 플랫폼 운영, 고객 인터뷰 등 실제 창업 과정에 준하는 활동을 경험하며, 단일한 진로 목표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된다.
특히 고교 단계에서의 창업 경험은 이후 청년기 창업 생태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가 크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다양한 제도를 통해 청년 창업을 적극 지원하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학교 현장의 창업 교육 실천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방어진고등학교 학생들은 동남권 창업 교육 혁신 선도대학 중 하나인 국립부경대학교 창업동아리 멘토 학생들과 협력해, 학교 축제인 ‘백구제’에서 ‘만들상회’라는 이름의 창업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활동은 학생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이를 아이디어로 구체화하는 실습형 창업 교육으로 진행되었다.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생활 속 불편함이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문제를 아이디어 종이에 작성해 제출하면, 그 아이디어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체험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의 가치를 바탕으로 바다 생물을 형상화한 바다유리 또는 레진 키링 키트를 선택해 제작 활동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사소해 보이는 문제의식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로 전환될 수 있음을 체감했다.
체험 과정 중에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활동도 함께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제작 체험에 참여하는 동안, 학생들의 사진을 ‘성공한 미래 창업가의 모습’으로 변환해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창업을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닌, 자신의 진로와 연결된 현실적인 선택지로 인식하도록 돕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창업 교육은 단순한 체험 활동을 넘어,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기르는 교육적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실천 사례는 학생들이 획일적인 진로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돕는 동시에, 지역 대학과의 협력, 디지털 기술 활용, 프로젝트 중심 학습이라는 교육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창업 교육은 지역 기관과의 연계 강화, 실전형 프로젝트 확대, 교사 전문성 제고를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윤 방어진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