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생태도시 시험대에 오른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2026-01-14     경상일보

울산은 지금 산업도시의 외피를 벗고 생태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시험대에 서 있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그 상징적 무대다. 조직위원회가 밝힌 2026년 주요업무 계획은 ‘준비’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특별법 제정 가시화, 조직위 출범, 박람회장 공사 착공이 맞물리며 올해는 분명 실행의 해로 접어들었다.

이번 박람회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삼산·여천쓰레기매립장, 남산로 일원을 하나의 생태·문화 축으로 엮는 도시 재배치 프로젝트다. 산업화 과정에서 훼손된 매립지를 정원과 문화공간으로 되살리는 시도는 울산 도시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기준이 된다. 박람회가 끝난 뒤 무엇이 남는가가 곧 이 행사의 평가다. 외형적 조건은 이미 갖췄다.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B등급 승인, 31개국 참가, 관람객 1300만명 목표, 총사업비 2316억원 규모의 국제행사다. 문제는 이를 실제로 굴릴 수 있는 운영 역량이다. 박람회 조직은 행사 전담을 넘어 공사·환경·교통·안전·사후활용까지 아우르는 상설 협업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

울산시는 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생활권 정원 정책도 병행한다. 주택가 나무관리 전담제, 반려수목·반려식물 확산, 가로수 특화 거리와 가로변 정원화, 가족 단위 정원 참여 프로그램 등은 정원을 특정 공간의 전시물이 아니라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들이 박람회 준비용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도시 관리와 시민 생활 속에서 작동하느냐다. 생활권 정원은 박람회의 성과를 일상으로 연결하는 가교가 돼야 한다.

환경 개선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여천배수장 수질 개선과 비점오염 저감, 유수지 준설 등은 정원박람회 성공개최의 최소 요건이다. 악취와 수질, 토양 문제를 외면한 정원은 지속될 수 없다. 친환경·탄소중립 역시 선언이 아니라 유지관리와 운영까지 포함한 현실의 설계로 검증돼야 한다.

접근성과 체류 전략도 성패를 가른다. 태화강과 매립장을 잇는 셔틀과 시티투어, 수상 연계는 교통 대책을 넘어 관람 경험의 핵심이다. 공간을 잘 만들어도 오고 가는 길이 불편하면 체류형 박람회는 성립하지 않는다.

울산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보유한 도시에서 활용하는 도시로 넘어가야 한다. 박람회는 한 번의 축제가 아니라 울산의 공간과 삶의 동선을 바꾸는 계기여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사 품질, 환경 개선의 실효, 생활권 정책의 지속성, 그리고 사후 활용 계획의 구체성이다. 2026년, 울산은 박람회의 성공을 말이 아닌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