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 파열]시간 지나면 낫겠지?...방치할수록 더 아파

2026-01-14     차형석 기자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몸 전체가 경직되기 쉽다.

특히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움츠리는 자세가 반복되면서 어깨 관절과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이게 된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평소보다 작은 충격에도 어깨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겨울에 발생하는 어깨 통증 중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는 회전근개 파열이 있다. 이 질환은 단순한 근육통과 달리 구조적 손상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더프라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고상훈 의료원장과 함께 회전근개 파열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오십견과 혼동…자연 치유 힘들어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하루 3000~4000번 이상 움직일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 그만큼 퇴행성 변화와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을 포함한 어깨 병변 환자 수는 2014년 약 55만명에서 2023년 약 89만명으로 10년 새 6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골프, 테니스, 수영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인구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건, 극하건, 소원건, 견갑하건)을 말하며, 어깨의 안정성과 회전 운동을 담당한다. 이 힘줄이 노화나 외상, 반복적인 사용으로 찢어지거나 끊어지는 것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더프라우병원 고상훈 의료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 부위가 점점 커지는 진행성 질환”이라며 “초기에는 팔을 들 때만 통증이 있다가 점차 팔을 내릴 때도 통증이 심해지며, 특히 밤에 통증이 악화되는 ‘야간통’으로 수면 장애를 겪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많은 환자가 이를 ‘오십견(동결견)’으로 착각해 방치하곤 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남이 팔을 올려줘도 올라가지 않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특정 각도에서만 아프거나 남이 도와주면 팔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파열이 심해지면 근력이 약화돼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가성 마비(Pseudo-paralysis)’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시에는 관절경 이용 봉합술

회전근개 파열은 엑스레이(X-ray)만으로는 힘줄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MRI(자기공명영상)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파열의 위치와 크기, 근육의 위축 정도를 정밀하게 진단해야 한다.

치료는 파열 범위와 기능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파열이 심해 힘줄 손상이 크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반면 파열 범위가 비교적 작고 초기 단계라면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고상훈 원장은 “파열 범위가 작고 통증이 경미한 초기라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파열 크기가 중형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주로 시행된다. 이는 5㎜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기구를 삽입해 파열된 힘줄을 뼈에 다시 이어주는 수술로,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고 원장은 “파열된 힘줄을 방치해 봉합이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파열되면, 결국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예방해야

회전근개 파열은 수술만큼이나 수술 후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 수술이 잘 됐더라도 체계적인 재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어깨 관절이 굳거나 기능 회복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직후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수술 부위를 보호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수동적 관절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고상훈 원장은 “평소 어깨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힘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100세 시대, 어깨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관절”이라며 “통증을 나이 탓으로 돌리며 참기보다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건강한 노후를 위한 첫 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상훈 원장은 독창적인 수술법인 ‘울산대병원-메이슨알렌-교량형 봉합법’과 ‘U-U 봉합법’ 등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하며 치료 효과를 입증해 왔다.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된 어깨 질환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