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사는 외국국적 아동도 보육료 지원
나날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늘고 있는 울산시가 외국인 근로자의 자녀들을 ‘예외’가 아닌 ‘주민’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는 올해부터 외국 국적의 아동에 대해서도 보육료를 지원하는 등 외국인 아동을 무상 보육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보듬는다.
1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외국인 아동 1인당 월 최대 28만원의 보육료가 지원된다. 보육료는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형태로 지급된다.
지원 대상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마친 만 3~5세 아동으로, 보호자 1명 이상과 함께 울산에 90일 이상 거주하는 울산지역 어린이집 기본보육 이용자다.
그간 울산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다문화 가족의 자녀에게만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액 무상 지원했다. 부모 모두 외국 국적이면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월 28만원에서 최대 54만원에 이르는 보육료를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이는 외국인 가정에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고, 일부 가정은 비용 문제로 어린이집 이용을 포기하거나 시간제 보육에 의존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차별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외국 국적 아동이라도 유치원에 다닐 경우 유아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지원이 전혀 없어 같은 연령대 아동 간 형평성, 교육장소 선택권 박탈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인 아동에게도 보육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울산지역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만 3~5세 외국인 아동은 128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등록을 마친 아동은 76명이다. 실제 보육료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아동 수는 제한적이지만, 시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고 외국인 부모들에게 알려질 경우 신청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외국인 아동의 보육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행정적 관리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보육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인 등록과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미등록 체류 아동이나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두고 울산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가정의 실태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진혁 울산시의원은 “이번 지원 결정으로 외국인 아동들의 선택권이 늘어나게 됐다”며 “그간 아이가 원하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는 유치원으로 전학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