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훈풍 타고 물량 쏟아지는데…인력은 부족
2026-01-15 오상민 기자
조선업종 인력난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내국인이 일할 유인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소 하청 숙련공의 임금은 육상 건설 현장 기능공 일당의 60~7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똑같이 고된 육체노동을 요구하지만, 보상은 건설 현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소 갈 바엔 차라리 노가다(건설 현장)를 뛴다”는 등의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내국인 숙련공의 대거 이탈로 현장의 허리는 이미 끊어진 상태다.
청년 채용의 접근성 향상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그나마 앞으로 그룹차원에서 5년간 1만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MZ세대와 소통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청년채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조선사의 컨테이너선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36.8%나 폭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인력 규모다. 특히 당장 올 2월께부터는 막대한 물량 공세가 필요한 컨테이너선들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간다.
HD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의 추산에 따르면, 선종 교체와 공정 과부하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이 시기 당장 약 1600~2000명의 추가 인력 보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내국인은 오지 않고 일감은 넘치는 진퇴양난 속에서 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결국 외국인뿐인 셈이다.
이와 관련, 이무덕 사내협력사협의회 회장은 “내국인 지원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메울 방법은 사실상 외국인뿐”이라며 “외국인 인력 수급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산소호흡기”라고 진단했다.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외국인이라도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는 등의 절박한 호소도 나온다.
울산시가 광역형 비자로 외국인을 직접 선발해 현장에 투입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 비전문 인력으로는 숙련도 공백을 메울 수 없어 정주형 비자로 그나마 기술을 익힐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외국인력의 무분별한 공급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할 유인을 사라지게 만든다”며 “결국 저임금·고강도 노동이라는 조선업계의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되고, 이는 내국인 청년들이 조선소를 더욱 외면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