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들려주는 재테크 이야기]연금저축·IRP 차이 이해가 노후자산 좌우

2026-01-16     오상민 기자
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연초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단연 연말정산이다. 같은 연봉이라도 공제·감면을 어떻게 챙겼는지에 따라 정산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특히 연초는 전년도 귀속분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시기이면서, 동시에 당해 절세 전략을 설계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연말정산은 근로소득자가 1년 동안 원천징수로 미리 납부한 세금과 각종 공제·세액공제를 반영해 확정된 세금을 비교해 환급 또는 추가 납부를 정산하는 절차다. 이때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표 절세 수단이 연금계좌다. 대표적으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개인형퇴직연금 IRP 등)로 구성되며, 세액공제 혜택과 노후준비를 함께 챙길 수 있다.

연금저축과 IRP는 납입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원, 퇴직연금을 포함하면 합산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며 총급여 수준에 따라 16.5% 또는 13.2%의 공제율(지방소득세 포함)이 적용된다. 한도를 모두 채우면 세액공제액은 최대 148만5000원(총급여 5500만원 초과 구간은 118만8000원)으로, 산출된 세금을 직접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연금저축·IRP는 원칙적으로 가입기간 요건을 채우고,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할 때 저율과세가 적용되지만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그 운용수익을 연금 외 방식으로 해지·인출하면 16.5% 기타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연금으로 받더라도 연간 수령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에는 별도의 과세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수령 방식과 규모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다.

수령 시 과세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면 연금계좌의 장점이 더 또렷해진다. 연금계좌 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은 즉시 과세되지 않고,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령에 따라 3.3~5.5%(지방소득세 포함)의 연금소득세율로 원천징수되는 구조다.

과세가 뒤로 미뤄지는 만큼(과세이연),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연금저축과 IRP는 성격이 비슷해 보이지만 운용 규제에서 차이가 난다. 연금저축은 위험자산 비중(70% 룰) 제한이 없어, 비중 규제 측면에서는 운용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DC·IRP는 퇴직연금감독 규정상 위험자산(실적배당형) 편입 비중이 최대 70%로 관리돼 나머지는 원리금보장형이나 채권형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중도인출(계좌 해지 없이 적립금을 일부 인출) 역시 시행령이 정한 법정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므로, 계좌의 목적과 제약을 이해한 뒤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연금계좌는 “개설했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노후 자산운용의 핵심 계좌로서 ETF, 채권 등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정기적으로 점검·리모델링하는 과정이 성과를 좌우한다.

개인도 원칙을 갖고 운용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 DC형 가입자 가운데 수익률 상위 1500명을 분석한 자료에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38.8%로 집계됐고 상위 집단은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맞추고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경향을 보였다.

연금계좌는 방치하지 말고 시장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은퇴는 언젠가 누구나 맞이할 미래다. 다만 막상 준비하려고 하면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준비는 늘 ‘지금’이 가장 빠르다. 연금계좌에 매년 납입하는 동안 세액공제를 챙기고, 단기 성과에만 흔들리기보다 시간의 힘이 누적되는 장기 운용 원칙을 세운다면, 오늘의 작은 선택이 은퇴 이후 삶의 여유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세법과 제도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적용 요건과 세율은 연말정산 및 연금 수령 시점의 최신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유경 BNK경남은행 부산영업부 선임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