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자치경쟁력 전국 5위, 정체된 기초단체 해법은
울산시의 자치경쟁력이 전국 5위를 기록했다. 탄탄한 산업기반과 재정규모, 인프라여건을 반영하는 경영자원 부문에서는 전국 최고수준을 유지하며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단계 상승했다. 그러나 이 지표 뒤에 숨겨진 그늘도 짙다. 광역시를 뒷받침해야할 4개 자치구의 경쟁력이 모두 전국 20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광역시는 성장하는데 기초 지자체의 정체된 불균형을 줄이지 않고서는 진정한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제30차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에서 울산시는 광역단위 종합경쟁력 496.3점으로 전국 5위를 기록했다. 울산시는 2023년 10위에서 경쟁력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KLCI는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 등 세 영역을 종합해 지방자치단체의 운영 능력과 결과를 평가한다.
울산시의 경쟁력이 상위권에 오른 것은 산업 중심 도시로서의 구조적 강점이 행정·재정운영 역량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불확실한 대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정기반과 인프라 경쟁력을 유지하며 광역단위 자치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역 5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곳은 울주군이다. 울주군은 전국 82개 군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종합경쟁력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고 자치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인적자원과 도시 인프라를 평가하는 경영자원 부문에서는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인구 활력과 보건복지·공공안전·지역경제 성과를 반영하는 경영성과 부문에서도 9위에 오르며 전반적인 행정 경쟁력을 입증했다.
문제는 나머지 4개 자치구의 경쟁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전국 69개 자치구 평가에서 상위 20위권에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창업·기업 활동, 행정 집행력 등 정책의 실제작동 여부를 평가하는 경영활동 부문에서 울산 5개 구·군 모두 상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점은 정책 실행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울산의 과제는 분명하다.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는 일 못지않게, 이미 확보한 자원과 성과를 도시 전반의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요구된다. 인구 정체와 청년 유출, 기초단체 간 재정격차, 산업 편중 구조 속에서 정책의 실행력과 체감도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경쟁력은 장기적으로 정체될 수밖에 없다. 2025년 KLCI는 울산에 ‘성적표’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구조적 과제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