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일 고형 퇴비처리시설 존폐 기로

2026-01-19     신동섭 기자

울산 울주군 삼동면 일대에 추진 중인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지역 축산업계의 가축분뇨 처리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광단지 예정지 내에 있는 울산 유일의 고형 퇴비 처리시설이 존폐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18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관내 연간 가축분뇨 발생량 23만8534t 중 92%인 20만7873t은 농가가 퇴비로 만드는 등 자체 처리하고 있다. 나머지 3만661t은 외부 시설에 위탁 처리한다. 이 가운데 60.8%인 1만8661t을 삼동퇴비장이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조성 예정지에 포함된 삼동 퇴비장이 오는 2027년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관광지 개발 시 시설은 철거가 불가피하다.

삼동 퇴비장을 운영하는 울주영농조합법인은 지역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를 활용해 20㎏ 기준 연간 60만~70만포의 비료를 생산한다. 축산농가에서 나온 분뇨가 퇴비로 재탄생해 인근 논밭과 밭작물, 과수원에 다시 뿌려지는 순환 구조의 핵심 거점인 셈이다. 이 고리가 끊기면 분뇨는 다시 축사에 쌓이거나 처리비용이 더 비싼 지역으로 실어나를 수밖에 없다.

지금도 울산의 축사들은 우기만 되면 분뇨가 쌓여 결국 경주나 포항 등 타 지역으로 보낸다. 회당 30만~40만원의 운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삼동퇴비장이 없어지면 나머지 1만2000t을 처리하는 온산바이오에너지센터가 유일한 해답이지만, 이 역시 운반비 부담 등의 이유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악재도 겹쳐 있다. 군을 포함한 전국 농촌에서 논밭과 경지 면적은 줄어들고 농가 수는 감소하는데, 개별 농가의 사육 규모는 대형화·집약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자연 퇴비’라는 이름으로 축사 인근 논밭에 분뇨를 뿌려 흡수시키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농경지가 줄고 악취·수질 민원이 늘면서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이 가축분뇨 처리시설 신·증설에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다. 입지 선정 단계부터 주민 반발이 거세고,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에 비해 수익성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퇴비공장 운영 중단에 대비해 군은 △위탁농가의 퇴비사 신축과 시설·장비 지원을 통한 자가처리 역량 강화 △마을단위 공동 활용 퇴비시설 설치 △경주·밀양·양산 등 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위탁 처리를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농가 개별 퇴비사 확충은 토지·자본 여력이 있는 일부 농가에서만 가능하고, 마을단위 공동시설 역시 사실상 공공시설 수준의 민원·입지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다른 지역으로의 반출은 운송비 부담과 지역 간 갈등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가축분뇨퇴비처리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우 울주군의원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한 업체의 폐업 문제가 아니라 울주군 축산환경 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관광단지 개발과 별개로 가축분뇨 공공처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