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복지공무원 흉기난동에 ‘맨몸 대응’ 아찔
상담을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찾은 복지 공무원이 흉기를 든 민원인의 가족을 맨몸으로 제지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현장 공무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복지 상담 현장이 순식간에 흉기 위협 공간으로 바뀌면서, 현장 공무원의 신변 안전을 지킬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울산 남구 달동의 한 수급자 가정에 사회복지 공무원 2명이 상담 차 방문했다. 공무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수급 가구의 아들이 노모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고, 갑자기 흉기를 집어들었다.
30대 여성 공무원 A씨는 인명 피해를 우려해 즉각 남성을 막아서며 흉기를 빼앗았다. 이후 노모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근 뒤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남성을 체포하면서 유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남구는 폭언·폭행 등 특이 민원에 대비한 공무원 대상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위기 발생 시 경찰과 공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러한 대응 체계가 작동해 추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장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공무원의 안전 문제는 도마에 올랐다.
각 지자체는 동별로 수급자 가정을 직접 방문·상담하는 공무원들의 최소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인력을 2인1조로 편성했다. 하지만 흉기 위협이나 폭언 등 물리적·정신적 위험에 대비해 공무원이 현장에서 휴대할 수 있는 별도의 안전 물품이나 보호 장비는 마련돼 있지 않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전에 방문 가구의 상황을 파악하더라도 모든 돌발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현장에서 경미한 몸싸움이나 폭언을 듣는 사례가 간혹 발생하지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별도의 안전 장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울산에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인적 안전망을 적극 구축하고 있는 만큼, 현장 복지 공무원의 신변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은평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 담당자를 특이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전자 호루라기’와 ‘공무원증 녹음기’ 등 안전 물품을 배부하고 있다.
울산 사회복지 관계자는 “위기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현장 방문은 필수적이고, 앞으로 그 필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기적인 상담 체계와 함께 안전물품 배부 등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