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AI와 스마트 기술로 ‘미래형 안전도시’ 구축
울산시가 ‘대한민국 대표 안전도시’ 구축을 선언했다. 인공지능(AI)과 스마트 과학기술을 총동원해 시민과 산업현장을 동시에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과거 사고 발생 후 수습에 급급했던 ‘후행적 안전관리’를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 선제 대응’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국가와 지방산업단지가 밀집하면서도 대규모 상업·주거지역이 뒤섞인 산업·주거 복합도시다. 60년을 넘긴 노후 설비에서 터져 나오는 화재와 폭발 사고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된다. 한 번의 사고로 도시 전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다. 시민들은 사실상 ‘잠재적 화약고’ 위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울산의 안전도시 로드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생존 전략이다.
시가 올해 인공지능 기반 예방 중심 안전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신규사업은 크게 5가지다. 재난안전산업 인프라 조성 및 AI 기술 개발·실증, 고위험 복합재난 대응 안전교육 플랫폼 구축, 기후위기 선제 대응을 위한 복합재난 예방체계 구축, 사회재난 신속 대응 및 국가산단 안전관리 고도화, 철저한 예방을 통한 중대재해 제로 실현 등이 대표적이다.
울산 소방본부도 도시 특성에 맞춘 현장 밀착형 소방행정을 강화한다. 산업안전 기반 강화, 생활 속 소방안전 확산, 선제적 재난대응 체계 마련, 시민 체감형 생활안전 서비스 확대라는 4대 전략을 통해, 불을 끄는 사후 대응을 넘어 예방부터 대응까지 책임지는 총력 체제를 구축한다.
하지만 첨단 기술만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는 없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첨단 시스템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기술 고도화보다 현장 중심 안전 문화 정착과 실질적 지원이 우선이다. 또한 노후 설비라는 ‘잠재적 폭탄’은 디지털 모니터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과감한 설비 개선과 기관 간 실시간 협업이 뒷받침되어야 스마트 기술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울산의 ‘미래형 안전도시’는 대한민국 안전 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술 과시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치밀한 집행력이다. 시민의 일상과 산업현장의 안전망은 데이터와 장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을 넘어,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실행력과 책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