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AI 대전환 도시…청사진 넘어 실천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에서 열린 새해 첫 타운홀미팅에서 울산을 인공지능(AI) 기반 제조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동차·석유화학·조선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온 울산이 이제 제조 AI와 그린산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산업 수도로 도약해야 한다는 선언이다. AI로의 대전환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울산이 변화의 최전선에서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울산 발전 청사진을 ‘제조업에서 AI 대전환 도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 경쟁력의 AI 전환, 산업 AI 혁신 인재 양성, 제조 AX와 미래 신산업 인프라 구축을 3대 전략으로 밝히며 울산을 ‘제조 AI 수도’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제조업의 요람에서 AI·그린산업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도 울산을 경부고속도로에 비유하며 AI 시대 제조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울산시는 이에 발맞춰 국가 차원에서 ‘K-제조산업 소버린 AI 집적단지 구축’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는 올해 시정 업무에서 가장 먼저 결재한 전략 사업으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AI 데이터센터와 독자적 AI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이 제조업 하청 기지를 넘어 지능형 제조 혁신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정책 비전과 현장의 체감 온도차는 크다. AI 인프라와 전문 인력은 부족하고, 첨단 기술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고급 인재 유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구호는 넘치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행 기반은 취약하다. 울산시의 소버린 AI 집적단지 건의는 이러한 결핍을 중앙정부 지원으로 보완하려는 ‘생존형 전략’인 셈이다.
AI 대전환은 데이터센터라는 ‘그릇’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머물 환경과 데이터 표준화, 민관 협력이 함께 구축돼야 완성된다.
정부는 울산이 AI 대전환 도시로 나아가는 결정적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 핵심은 인재가 머물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혁신이 꽃필 수 있는 AI 환경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질적 기반이 마련될 때, 울산은 구호가 아닌 실행으로 ‘제조 AI 수도’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인재, 정책의 신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