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해양레저관광 키워 청년층에 ‘투자가치’ 어필해야

2026-01-26     김은정 기자
전국적으로 해안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미 어촌계 고령화와 축소가 일상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어촌계 기능 약화가 곧바로 마을 공동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흐름 속에서 몇몇 지역은 나름의 방식으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선진마을들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한국어촌어항공단이 매년 선정하는 선진사례 마을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귀어귀촌인을 외부 지원 대상이 아니라 향후 어촌계를 함께 꾸려갈 구성원으로 전제하고 제도와 구조부터 손본 곳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27호 어울림마을로 선정된 경남 남해 송남마을이다. 이곳은 마을 내 빈집과 낙후된 유휴건물을 정비해 귀어귀촌인들이 일정 기간 머물 수 있는 주거 기반을 마련했다. 단순한 주거 제공에 그치지 않고 어촌계 가입을 위한 금액을 낮추고 체류기간 요건을 완화해 어촌계 내부로 들어오는 문턱을 의도적으로 낮춘 점도 특징이다.

제31호 선진사례로 선정된 인천 강화 매음마을은 정착 초기 단계에 집중했다. 신규 정착민을 대상으로 1대1 어업 멘토링을 운영하고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통해 실제 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귀어 초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즉시 어촌계 가입을 허용하고 임시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했다.

다만 이런 방식을 울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촌 고령화라는 큰 흐름은 비슷하지만 울산이 놓인 조건은 전남이나 충남, 경남 일부 지역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울산의 특성 감안한 전략 필요

가장 큰 차이는 해안가 토지 여건이다. 전남이나 경남 일부 성공사례 지역은 어촌 빈집 문제가 심각했던 곳이 많았다. 반면 울산은 도심과 인접한 해안 구조로 인해 바닷가 땅값이 높고 빈집 자체가 많지 않다. 아직은 대부분 조업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기존 어업인이 빠져나오지 않는 한 외부 인력이 들어갈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산업도시라는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항만·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각종 보상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중간에 어업 허가를 반납하거나 어촌계를 떠나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이 때문에 어촌계 고령화는 심각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어촌 지역의 공동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진입 비용 역시 울산의 부담 요인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어업 허가 비용은 타 지역에 비해 많게는 5배까지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어업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업황도 침체 국면에 있다. 이렇다 보니 기존 어촌계원의 자녀조차 어업 진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고령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통적 귀어귀촌 모델 탈피

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전통적인 귀어귀촌 모델’보다는 해양레저·관광과 결합한 방향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해양레저관광 거점사업과 어촌뉴딜300 사업 등을 통해 바닷가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젊은 층이 일정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들어오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등을 통해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어업인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도 바닷가에서 비교적 쾌적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바꿔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방향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잡아 파는 구조를 넘어 가공·체험·관광과 연계해 소득이 늘어난다면 젊은 층도 높은 진입 비용을 감수하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지역 곳곳에서 수산물 포장용기 지원 등의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어촌이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어 결국 언젠가는 젊은 세대가 유입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동구를 중심으로 해양레저거점 사업과 어촌뉴딜을 이어가며 바닷가를 관광·레저 공간으로 전환하고, 어민들도 소득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광역 도심과 맞닿아 있는 울산 해안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찾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