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해제’ 남산 일대 개발 움직임…주민 반발 확산

2026-01-27     정혜윤 기자
일몰제로 공원구역에서 해제된 남산 일대에 연립주택 개발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지질조사에 따른 산책로 훼손 복구 방침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개발 여지는 여전히 열려있어 주민들은 대책위를 조직해 본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

2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자발적으로 꾸려진 ‘남산개발반대주민대책(추진)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남산 개발 반대 주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향후 울산 남구청에 공식 건의문을 제출하고 설명회 등을 통해 개발 반대 공론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남산근린공원 일원은 공원일몰제로 지난 2020년 7월 공원구역에서 해제됐다. 이후 특화경관지구로 지정됐을 뿐 별다른 관리·이용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채 주민 산책로와 휴식공간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토지 소유주가 연립주택 건축을 전제로 한 지반조사 차원의 산지일시사용신고를 신청했다. 조사 과정에서 기존 산책로 일부가 훼손되며 민원이 접수되는 등 논란이 불거졌고, 시행자 간 협의를 통해 오는 3월까지 일대를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이후 남산 일원에 ‘이 구간은 개인 소유 토지이며 지질조사는 완료되었습니다. 개발 여부는 결정된 바 없으며 등산로는 기존대로 이용하시면 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리며 상황은 정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질조사까지 마친 곳에 언제 연립주택 건축 허가가 떨이질지 모르는 만큼 주민 차원에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종태 남산개발반대주민대책위원장은 “남산은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개발 대상이 아니라 수십 년간 이어져온 주민 모두의 휴식 공간”이라며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개발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고 행정기관에서도 쉽게 개발을 허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개발 갈등이 아닌 공원일몰제 이후 공공녹지 관리 공백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공원 해제 예정 부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재지정하는 등 대안을 마련한 것과 달리 남산 등 울산 공원구역 일대는 일몰제 해제 후 중장기 관리 방안이 부재한 상태라는 것이다.

김예나 남구의원은 “남산 산책로가 오랫동안 울산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돼 온 만큼 난개발 방지 차원의 공익적 목적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남산의 난개발 방지와 도시 자연경관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장기간 개발되지 않아 공원일몰제로 전환된 사유지에 대해서는 행정 차원에서 개발을 법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며 “다만 논란이 됐던 훼손된 산림이 다시 복구될 수 있도록 구청 차원의 관리감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