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텅장’에 ‘번아웃’까지…울산청년 ‘갓생’ 정책 가동

2026-01-28     경상일보

울산시가 2026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청년이 머물며 성장하는 인공지능(AI)·산업수도 울산’ 비전 아래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등 전방위적 대책을 추진한다. 청년이 ‘일하는 도시’를 넘어 ‘살고 싶은 도시’로 체질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청년정책을 내놓게 된 배경에는 청년층의 참담한 현실이 있다. 이른바 청년들의 ‘갓생(모범적이고 알찬 삶)’을 가로막는 ‘현생(가혹한 현실’의 벽이다. 울산의 청년 순유출수는 2023년 7263명까지 확대됐다가 최근 2000명 미만으로 줄었지만, 순유출 추세는 여전하다. 제조업 중심의 경직된 일자리 구조와 빈약한 문화·정주 여건이 청년들을 도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취업 문턱은 너무 높다. 울산 청년 실업률이 전국 1위라는 꼬리표는 뗐다지만 체감 경기는 ‘노답’ 상태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고 ‘무기력한 휴식’에 들어간 비경제활동 청년이 21.2%나 된다. 돈에 쪼들리는 일상이 계속되다 보니 청년 10명 중 4명은 ‘현타’와 ‘번아웃’에 신음하고 있다.

청년들의 ‘텅장(텅 빈 통장)’ 잔고는 더욱 뼈아프다. 울산 청년의 평균 부채는 2660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1000만원이나 많다. 버는 족속 빚 갚는 ‘밑 빠진 독’ 같은 일상에 허득이고 있다. 삶의 출발선에서부터 부채 족쇄를 찬 탓에 미래를 꿈꿀 여력조차 로그아웃된 상태인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청년이 취업에서 결혼, 정주까지 생애 전반을 누릴 수 있도록 ‘종합적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 특히 교육 분야에는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AI 전환(AX) 리더십 사업과 ‘U-미디어팩토리’로 전략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한다.

청년 정책의 성패는 나열식 사업이 아닌 청년들의 ‘실체적 체감도’에 달려 있다. 울산에서 ‘갓생’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미션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울산이라는 공간에서 일과 가정, 문화라는 ‘인생 밸런스’를 맞추는 삶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어야 한다.

AI·산업수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청년들이 탐낼 만한 수준높은 일자리 생태계를 만들고,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의 장식이 아닌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계획이 울산을 돈만 버는 ‘로그인 장소’가 아니라, 청년들의 삶이 온전히 뿌리내리는 ‘인생 플랫폼’으로 재설계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