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통가, 고환율에 ‘탈 미국’ 전략 모색

2026-01-29     오상민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착화되는 이른바 킹달러의 구조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울산시 유통가와 소비자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상수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되자, 가성비로 여겨졌던 미국산 대신 다른 수입산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지역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 때 1500원을 바라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급등 가능성이 제한적으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용인 발언 등이 달러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 약세에도 1400원 초반대를 중심으로 고환율 국면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거시경제의 변화는 울산 지역 식탁 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달러 강세로 수입 단가가 치솟은 미국산 농축산물이 대표적이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가격정보를 보면 전날 기준 미국산 네블 오렌지(17㎏)의 도매 평균가는 8만1155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단가 대비 27.63% 급등했다. 18㎏ 상품 역시 8만429원에 거래돼 기준가보다 22% 넘게 오르는 등 환율 상승분이 가격표를 즉각적으로 바꿔놓았다.

서민들의 외식 메뉴인 미국산 수입 소고기도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울산의 미국산 냉장 갈비살(100g) 소매가는 4212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4076원)보다 약 3.3% 오른 수치다. 재고 비축이 어려운 신선 식품부터 환율 충격이 전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탈(脫) 미국’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 등은 가격 부담이 커진 미국·호주산 소고기 대신 아일랜드산을 신규 발굴해 매대를 채웠다.

과일 판매대에도 미국산 오렌지·레몬과 함께 태국·필리핀·베트남산 망고 등 다양한 수입산 품목들도 늘리고 있다. 미국·칠레산이 주류였던 블루베리는 페루산이, 태국·필리핀산 중심이던 망고는 베트남산이 추가되며 산지가 다변화됐다.

롯데마트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가격 변동이 심했던 대서양 연어 대신 국내산 양식 연어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가격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400원대 밑으로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유통업계의 수입선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소비자들 또한 원산지를 꼼꼼히 따지고 대체재를 찾는 등 고환율 시대에 맞춘 소비 패턴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낮 시간대)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장 대비 23.7원 내린 1422.5원으로 마감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