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국비 4조·지방세 2조 시대, 곳간이 곧 지역 경쟁력

2026-01-29     경상일보

내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목전에 둔 울산이 ‘국가예산 4조 원·지방세 2조 원’ 시대를 열며 재정사의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는 지방재정의 양적 성장을 넘어, 중앙정부 의존형 구조를 탈피해 강력한 자립적 재정 기반을 구축했다는 질적 도약의 신호탄이다. 튼튼해진 곳간은 울산이 스스로 성장의 키를 잡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해 나갈 핵심 엔진이 될 것이다.

울산시가 설정한 올해 국가예산 확보 목표는 지방교부세를 포함해 4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규모다. 지방세 세입 역시 2조 원대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선제적인 채무 관리와 자주재원 확충을 병행해 재정 구조의 안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2030년까지 채무 제로, 2035년에는 ‘빚 없는 울산’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곳간이 튼실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자주재원인 지방세 수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울산의 지방세 징수액은 1조 8000억 원대에 올라섰다. 당초 목표보다 1545억 원(9.1%)이 더 걷혔다. 부동산 거래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그리고 울산시의 치밀한 세정 전략이 맞물린 성과다. 올해 지방세 2조 원 시대가 현실화되면, 탄탄한 재정 자립 기반 위에서 지역 주도형 성장과 미래 산업 투자 여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산업도시 울산은 현재 산업 대전환과 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지방세 수입의 확대는 이러한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미래 산업 육성과 인재 투자에 대한 전략적 선택지를 넓혀준다.

하지만 관건은 재정의 ‘양적 팽창’이 아니라 ‘운용의 질’에 있다. 늘어난 재원이 단기적 가시 성과에 매몰되거나 특정 분야에 편중된다면, 재정 확장의 본질적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확보된 재원을 산업 구조 고도화, 정주 여건 개선, 청년층 유입 등 지역의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 투입하여 재정 승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방재정은 곧 산업과 인재,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자산이다. 확보된 재원은 울산의 도약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지혜롭게 배분할 책임을 요구한다. 효율적·전략적 재원 운용으로 ‘재정을 잘 쓰는 울산이’ 되어야 한다. 그 성패가 광역시 100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