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 첫날, 공공기관 ‘선방’-자영업자 ‘막막’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정보단말기, 이른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28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시행 첫날 울산 현장은 공공과 민간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기존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기존 키오스크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교체하거나 새로 설치해야 한다. 설치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 대상이 되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소상공인 등은 일부 법상 예외 대상이라 하더라도 보조인력 배치나 호출벨 설치 등 대체 수단을 갖춰야 한다.
이날 기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지도’에 따르면 울산에 설치된 인증 키오스크는 20대에 불과하다. 수치만 놓고 보면 보급이 더딘 수준이다.
다만 직접 찾은 역사와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구청사 등 공공시설 곳곳에서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운영되고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해 화면 높이를 낮추고 크기를 키운 구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와 큰글씨 모드 등 선택도 가능했다.
KTX울산역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해당 키오스크를 이용해 표를 뽑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울산역 내 2곳과 태화강역 2곳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 중”이라며 “향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간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교체 비용 부담을 가장 큰 현실적 장벽으로 꼽는다.
기존 키오스크를 배리어프리 제품으로 바꾸려면 기기당 수백만원이 드는 경우가 적지 않아 “차라리 키오스크를 없애고 직접 주문을 받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병원과 상점을 중심으로 울산시에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매장에 키오스크가 10대 있는데 몇 대까지 교체해야 하느냐’는 식의 질의가 많았다”며 “소상공인의 경우 교체비용 지원이 있지만 자영업자는 사실상 전액 자부담으로 교체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세부 요건이 중요하게 작용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부 기준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 시는 지난주 보건복지부에 관련 질의를 보냈다. 시는 다음 달께 지침을 전달받으면 이를 배포한 뒤 전수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가 지난해 10월 공영주차장과 구군보건소, 도서관 등 일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는 공공도서관 13대 외에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설치된 사례는 없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세부 설치 요건이 확인되면 울산 관내 청사 등 공공·민간 전체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현황을 파악해 설치 독려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