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 칼럼]“부울경 주민 공감대 형성 최우선”

2026-01-29     김두수 기자

‘국민주권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부터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국가균형 발전 전략이 울산·부산·경남(PK) 통합 필요성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핵심은 수도권인 서울 한강을 중심으로 5개의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강원·전북·제주)로 재편을 의미한다.

특히 연초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을 찾은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선 “수도권은 이제 못 살 정도가 됐다. 집값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고, 그렇다고 집을 끊임없이 새로 짓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반도체 공장도 수도권에 지을 땐 전력·용수 부족 문제가 있다”며 일극 체제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도 대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비친다. 연장선에서 이미 광주와 전남(호남권)은 통합의 로드맵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고, 충청권과 대경권(TK) 역시 해당 지자체 간 논의와 함께 주민 여론을 수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울산·부산·경남은 큰 틀에선 통합에 긍정 시그널이 작동하면서도 방식과 조건, 시점을 두고 온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면 3개 시도 지자체장의 종합적 판단 결과는 행정통합 필수절차인 주민투표와 2027년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통합청사 위치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 등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3개 시도 통합의 주체 격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8일 전격적으로 신중 모드로 전환, 가속도가 붙은 통합에 급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지난 2022년부터 양 시도의 통합 필요성을 주창해 온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투표와 2027년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전제로 오는 2028년 4월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 선거로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스케줄을 제시했다.

양대 시도지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원 인센티브에 대해 항구적인 재정 분권 방안으로 보기 어려운 일방적이고 졸속 방식이라고 선을 긋는 단호함까지 드러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이날 입장문에서 “금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입장에 대한 내용은 우리시(울산)가 추진하는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위원회를 통한 충분한 논의와 숙의 과정을 거쳐 시민 의사(50% 이상 찬성 등)를 담아 행정통합의 주체로서 완전한 지방분권과 시발전을 위해 시민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3개 시도지사의 이러한 입장은 ‘선(先) 완전한 지방분권과 주민 여론 존중-후(後) 통합추진’이라는 단계적 로드맵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속도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여론도 상존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명분도 중요하지만, 통합 후 주민 실익과 중장기 지역 발전적 측면에선 입체적으로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다.

이 지점에서 1963년 1월 부산직할시가 경상남도에서 분리된 후 63년이 지난 뒤의 부산·경남은 지형적·도시 환경적으로 그렇다 치자. 산업수도 울산은 어떠한가? 경남의 변방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의 피나는 ‘독립외침’으로 1997년에 광역시로 승격된 후 29년이 지났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노사와 가족이 피땀 흘려 가꿔온 명실공히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매년 국가에 낸 세금도 전국 17개 시도 중 상위권으로 연간 수조원에 이른다.

경남도 고위 공무원에 이어 3선 울산시장과 2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른바 ‘행정의 달인’ 박맹우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사무총장은 “울산과 PK 통합은 명분도 중요하지만, 지역 특수성과 환경, 주민 실익 등 디테일을 차근차근 점검 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론적으론 본란에서 모든 것을 나열할 순 없지만 3개 시도 통합 필요성은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방식과 조건, 시점에 대해선 울산을 비롯한 800만 PK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 또한 가벼이 해선 안 된다.

김두수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