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 “산업·생태계 공존 울산, 세계적 생태도시 잠재력”

2026-02-02     김은정 기자
“울산은 이미 세계적인 생태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홍승민 대표가 운영 중인 생태연구 공동체 ‘짹짹휴게소’는 지난 2023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에서는 새뿐 아니라 지역의 식물과 버섯, 곤충, 어류 등 다양한 생물종을 연구·관찰하며 울산의 생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홍 대표가 본격적으로 새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어느덧 6년 차 연구자가 된 그는 울산을 ‘새들의 휴게소’라고 표현한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울산은 지리적으로 이동 경로의 시작점이자 종착점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울산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새들이 쉼 없이 찾아온다.

실제로 울산에는 고유종은 없지만 국내에 서식하는 약 600여종의 새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0~360여종이 관찰된다. 섬 지역을 제외한 내륙 도시 중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이 같은 환경 덕분에 전국 각지의 생태 연구자와 관찰가들이 울산을 꾸준히 찾고 있다.

현재 짹짹휴게소에는 약 100명의 연구자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박사와 대학원생도 있지만, 특히 생물에 관심을 갖고 이른 시기에 진로를 정한 중·고등학생도 30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진행되는 탐조 활동을 통해 울산 곳곳을 누비며 생태 기록을 남기고 있다.

홍 대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로 꼽은 ‘녹색비둘기’ 역시 이들 학생 시민과학자들의 꾸준한 관찰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새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존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산과 바다, 강을 모두 끼고 있는 울산은 조류 생태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겨울철이면 찾아오는 떼까마귀가 대표적이다. 떼까마귀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울산에 머물며 낙곡을 먹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이동한다.

이와 함께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용히 울산 앞바다를 찾는 손님도 있다. 매년 알래스카와 뉴질랜드를 오가는 제비갈매기다. 이들은 매년 8~9월이면 울산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내 한 달가량 머문 뒤 다시 남반구로 향한다. 홍 대표는 이를 소개하며 “이처럼 울산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생태 네트워크 속에 놓인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울산을 새뿐 아니라 식물과 곤충, 포유류까지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라고 평가했다. 산업과 개발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생물다양성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울산은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울산은 산업과 생태가 공존할 수 있는 어쩌면 국내에서는 유일한 도시”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다만 이 같은 생물학적 자원이 시민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여형 생태 활동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울산에는 이미 다른 곳에서는 누리기 힘든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 평생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다양한 생태 활동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