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태의 인생수업(30)]행복, 이 순간 몰입하는 태도에서 온다

2026-02-02     경상일보

행복은 스쳐가는 기분 좋은 감정이나 하루의 즐거움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인생 전체를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행복은 저 멀리 기다리는 도착지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과 태도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지는 삶의 질이다.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인생 전체의 행복을 결정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 삶의 목적을 에우다이모니아, 곧 ‘잘 사는 것’이라 했다. 이는 단순한 쾌락이나 일시적 만족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좋은 삶’을 의미한다. 좋은 삶은 우연히 주어지지 않는다. 하루하루의 선택과 태도가 쌓여 비로소 의미 있는 삶이 된다.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 그것이 행복의 가장 단단한 토대다.

마틴 셀리그먼은 행복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몰입’을 제시했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빠져드는 경험은 인간을 가장 충만하게 만든다. 퇴직 후 나를 몰입하게 하는 것은 컨설팅과 글쓰기다. 거창한 성취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것을 사회와 나누고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감각에서 더 큰 의미와 기쁨을 얻는다. 몰입의 시간이 쌓일수록 삶은 한층 성숙해지고, 내면은 더욱 충만해진다.

노년의 행복은 더 이상 외적인 성취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순간에 몰입하며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성취는 따라온다. 그것은 젊은 시절의 직업적 성공과는 다른, 퇴직 후 새롭게 형성된 정체성이다. 블로거, 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 작가, 컨설턴트라는 이름은 목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 결과로 자연스럽게 얻은 또 하나의 삶의 얼굴이다. 이 제2의 정체성이 공동체와의 연결, 사회적 기여로 이어질 때 행복은 더욱 창조적이고 깊은 차원으로 확장된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은 개인의 만족을 넘어선 진정한 보람과 평안을 안겨준다. 결국 행복은 성취의 크기에 있지 않다.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누며 살아가느냐, 그것이 행복의 본질이다.

삶에는 누구에게나 시련이 찾아온다. 그러나 태도가 달라지면 고통조차 성찰과 성숙의 자양분이 된다. 나 역시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고, 그 경험이 퇴직 후의 삶을 새롭게 열어주었다. 지금도 나는 평생현역을 꿈꾸며, 매일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다. 그 몰입은 자연스럽게 성취로 이어지고, 다시 사회적 기여로 순환된다. 64살의 나에게 다짐한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손에서 놓지 않겠다고. 블로거로서, 칼럼니스트로서, 에세이스트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오늘의 선택,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태도, 그리고 꾸준히 이어가는 성실함이 쌓여 마침내 “나는 잘 살았다”라는 평안으로 다가온다. 후회 없는 하루, 충만한 시간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사회적 기여로 확장되는 제2의 정체성. 그것이 인생 2막에서 내가 만난 가장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행복이다.

정안태 '오늘하루 행복수업' 저자·울산안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