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생활 속 임대차 정보]공간 공유할 땐 임대인 사전 동의가 안전
2026-02-02 서정혜 기자
A씨의 선택은 계약 해지 사유가 되는 것일까.
민법 제629조는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법 제632조는 예외를 둔다. 건물의 임차인이 그 건물의 소부분을 타인에게 사용하게 할 때에는 전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즉 ‘소부분 전대’라면 임대인은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문제는 ‘소부분’의 기준이다. 어디까지가 소부분일까? 법은 명확한 숫자를 제시하지 않는다. 법원은 ‘거래 관념에 따른 종합 판단’을 택하고 있다.
법원은 전체 면적 대비 비율, 독립된 점포인지 여부, 출입구·전면부 등 입지의 중요성, 차임·보증금의 비중, 전체 이용관계의 변화 여부 등에 비추어 판단한다.
실무에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은 ‘면적이 작으면 소부분’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렇게 판단할 수는 없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1층 전면부 7.26㎡(약 2.2평)에 대한 사용을 소부분으로 보지 않았다. 면적은 작았지만, 시인성과 접근성이 뛰어난 핵심 공간이었고, 독립 점포의 실질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판결들에서는 전체의 3분의 1인 경우(서울남부지방법원), 2분의 1인 경우(제주지방법원), 38.6%를 사용하는 경우(수원지방법원)를 소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대로, 소부분을 인정한 판결도 있다.
창원지방법원은 공장 4층 전체 중 약 4%에 불과한 공간을 사용하게 한 사안에서 이를 소부분으로 보았다. 대구지방법원은 방 6개 중 1개만을 사용하게 한 경우 소부분으로 보고 민법 제632조를 적용해 임대인의 해지권을 제한했다.
다만 민법 제632조에 따른 ‘임의규정’을 주의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당사자의 합의로 달리 정할 수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인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전대할 수 없다’는 등의 특약이 있다면 소부분 전대라 할지라도 계약은 해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소부분’에 해당하는지는 사후적인 법적 판단의 영역이다. 임차인 입장에서 ‘이 정도 공간은 괜찮겠지’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면적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제3자에게 공간을 공유할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임대인의 서면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성창우 변호사 한국부동산원 울산지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