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늘며 동구 일대 상권 활기

2026-02-02     김은정 기자

인구 감소와 회식문화 변화로 침체를 겪던 울산 동구 일대 상권이 최근 외국인 인구 구성 변화와 함께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베트남 국적 외국인 노동자와 주민이 늘어나면서 고깃집이 밀집한 서부동 명덕 중심 상권의 저녁 장사가 눈에 띄게 살아나는 분위기다.

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때 ‘회식 성지’로 불리던 동구 서부동 명덕마을 일대는 내국인 유입이 줄어든 데다 음주·회식 문화가 약해지면서 고깃집을 중심으로 한 상권이 힘을 잃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 인구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상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돼지고기와 술 소비에 비교적 익숙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이 크게 늘면서 명덕 상권을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소비 회복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울산시 자료에 따르면, 동구 외국인 인구는 2023년 7377명에서 2025년 1만1114명으로 2년 사이 50%가량 증가했다. 이중 베트남 국적 외국인은 같은 기간 2003명에서 3298명으로 약 65% 늘어 전체 외국인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동구 전체 외국인 주민 가운데 베트남 국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사이 약 2%p 상승했다.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 사회 내부에서도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단신 거주보다는 배우자를 동반한 생활형 거주가 늘어났고 이에 따른 외식 중심의 일상 소비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30일 찾은 동구 서부동의 한 고깃집. 저녁 장사가 시작되자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손님들이 삼삼오오 가게로 들어섰다. 이들은 대체로 5명 이상이 함께 방문해 인당 소주 한 병씩을 주문하며 식사를 시작했고 셀프바도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이용했다.

해당 고깃집 점주는 “베트남 손님들이 한 번 올 때 여러 명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매출에 도움이 된다”며 “회식뿐 아니라 개인 모임으로 찾는 손님도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골목에 위치한 감자탕집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매장 안 곳곳에서는 외국어 대화가 오갔고 가족을 동반한 베트남 국적 손님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손님 대부분은 베트남 국적이었다.

지역 관계자들은 외국인 인구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생활 방식의 변화가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문옥 동구의원은 “최근 서부동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국인 유입이 눈에 띄게 늘면서 상권이 활성화됐다”며 “아직 꽃바위 일대는 상권이 한산한 편이지만 명덕 상권의 변화는 외국인 주민들이 지역 생활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유리 울산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장은 “외국인 사회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부양가족이 많지 않아 배우자를 동반해 체류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고기와 술을 즐기는 소비 성향이 지역 상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