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대출 1위 한강 ‘소년이 온다’

2026-02-03     차형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은 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전국 1583개 공공도서관의 <도서관 정보나루(data4library.kr)>의 지난해 도서 대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공공도서관 총대출량은 약 1억400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보다 3.6% 늘어난 수치다.

분야별로는 한국문학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약 3400만건을 기록하며 국립중앙도서관이 2014년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9.8%에 달했다.

특히 도서관 이용자들은 믿고 읽은 작가에 대한 신뢰를 강하게 나타냈다. 동일 작가의 신작은 물론 초기작까지 대출 상위권에 함께 오르는 ‘작가 중심의 확장’ 동향이 뚜렷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세계적 주목을 받은 한강의 작품은 <소년이 온다>가 6만504건으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채식주의자>(5만8272건)가 2위, <작별하지 않는다>(4만6387건)가 3위, <흰>(3만1829건)이 7위 등 다수가 대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대출 상위 1000권 안에 한강 작품이 17권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정해연(13권), 조예은(11권), 구병모(10권) 등의 작가 작품도 상위권에 고르게 분포했다. 1998년 출간된 양귀자 작가의 <모순>은 대출 6위에 오르며, 출간 시기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의 저력도 재확인됐다.

비문학에서는 경제·금융(33.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가정·건강(13.3%), 심리(9.5%)가 뒤를 이었다. 특히 비문학 대출 상위 1000권을 보면 ‘경제적 안정-생활 관리-마음 돌봄’으로 이어지는 관심 지형이 선명했다. 경제·금융(33.3%)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가정·건강(13.3%), 심리(9.5%)가 뒤따르며 현대인의 현실적 고민이 독서 트렌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눈에 띄는 변화로는 철학과 종교 분야의 성장세가 꼽혔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대한 관심 확산 속에 강용수의 <마흔에 읽은 쇼펜하우어>가 2만1839건으로 비문학 대출 1위를 차지했다. <서양철학> 분야 전체 대출량도 전년 대비 9.6% 늘었다.

종교 분야도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이 1만9889건으로 비문학 대출 3위에 올랐고, 불교 관련 도서 대출량은 15.2%(22만9760건→26만4692건) 증가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최근 10년 내 종교 서적이 비문학 대출 상위 5위권에 진입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AI가 일상과 업무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관련 도서 대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전산(컴퓨터·IT) 관련 도서 대출량은 전년 대비 21.1%(42만1405건→51만394건) 증가했다. 박태웅의 (8765건)를 비롯해 챗GPT, 생성형 AI 등 최신 기술을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실무형 활용서>가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