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동 도시재생사업 종료…폐화분만 남아
2026-02-04 정혜윤 기자
3일 찾은 삼호동 일대. 폐쇄된 삼호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뒤편에서 ‘정원길’ 이정표를 따라 골목으로 접어들자 곳곳에 놓인 화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폐하수관 등을 재활용해 만든 화분과 벽화가 남아 있었지만, 풀과 화초는 말라 비틀어져 있었고 상당수 화분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화분은 화초 하나 없이 담배꽁초가 가득 쌓인 재떨이로 변해 있었다. 골목 안에 설치된 안내판을 통해 이 일대가 도시재생 사업 당시 조성된 ‘골목정원’임을 알 수 있었지만, 주거환경 개선과 마을 경관 회복을 목표로 했다는 설명과 달리 시민들은 방치된 화분들이 오히려 골목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호동 도시재생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2022년 마무리됐다. 당시 생활 밀착형 도시재생을 표방하며 주민참여형 ‘삼호동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을 해마다 운영했고, 주민들이 직접 마을 과제를 발굴·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했다.
그러나 사업 종료와 함께 상황은 변했다. 현장 지원 역할을 맡았던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사업 결과물과 주민공동체에 대한 지원·관리 체계도 사실상 사라졌다. 일부 주민단체가 자발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구청 지원이 1~2년간 지속되기도 했지만 장기적인 운영 동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사업에 관여했던 한 주민은 “사업이 끝난 뒤 관리·감독이 없어지면서 주민 차원에서 손댈 여력도 사라졌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남구는 도시재생사업 종료 이후 별도의 주민단체나 시설에 대한 관리·운영은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이 끝난 뒤에는 재정 지원 방안이 없어, 구청에서 별도로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 등 다른 제도로 전환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구 마을공동체 선정 자료를 보면 삼호동과 관련된 자체 마을공동체 활동은 극히 드문 수준에 그친다. 도시재생 이후에도 새로운 공동체 유입이나 재구성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이 종료된 뒤에도 행정 차원의 후속 사업 발굴과 체계적인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해, 사업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주민들”이라며 “종료 지역의 주민공동체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행정 차원의 장기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