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PD의 뒤란이야기(2)]록 밴드 ‘부활’

2026-02-05     경상일보

가수의 운명은 노래제목이나 이름을 따라간다는 속설이 있다. 캔의 배기성은 자신들의 곡 제목을 ‘봄날은 간다’가 아니라 ‘내 생에 봄날은’ 이라고 지은 이유가 “진짜 봄날이 가 버릴까봐 ‘간다’를 말줄임표로 대신했다”고 뒤란에 올 때마다 농담처럼 얘기한다.

이름을 따라간 대표적인 예는 록 밴드 ‘부활’을 들 수 있다. 1985년에 데뷔한 부활은 시나위, 백두산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시작한 두 밴드가 활동을 중지한지 오래지만 부활은 끈질겼다. 세월의 부침을 견뎌내며 끊임없이 다시 살아나 한국 록 음악을 지탱해 왔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기타리스트 김태원을 중심으로 이름값을 하며 계속 부활해왔다.

2008년 가을, 방송 3년째를 맞이한 뒤란은 인지도 확대를 위해 특정계층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환호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국민밴드의 출연이 절실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은 당연히 ‘부활’이었다.

당시 부활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기획사를 설립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던 침체기였다. 하지만 부활의 탁월한 음악성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른 록 밴드들에게 없는 독보적인 감성의 서정 넘치는 발라드 곡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들의 음악이 야외공연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 관객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예상대로 그들이 무대에 올라 귀에 익은 ‘사랑할수록’ ‘비와 당신의 이야기’ ‘Never Ending Story’ 등의 히트곡들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전례 없는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결국 앙코르를 거듭하며 작은 콘서트 수준의 녹화를 환호 속에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 녹화 당일 수요일 밤 ‘라디오스타-김태원’ 편이 전국에 방송됐고 그의 입담이 큰 화제를 불러와 ‘국민할매’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부활은 밀려드는 섭외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지만 뒤란이 요청하면 언제든 달려와 준다. 김태원은 뒤란에 올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부활이 어려울 때, 아무도 찾지 않을 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 뒤란이었다고. 결코 잊지 않겠다고.

2025년 부활 데뷔 40주년을 맞아 전국투어를 시작했을 때, 보통 투어 기간에 방송은 사양하지만 “뒤란은 무조건 출연한다”며 녹화에 임해준 그들의 의리가 감동이었다. 올해 뒤란 20주년에 새 앨범으로 찾아와 무대에 설 순간이 벌써 기대된다.

이진욱 ubc 울산방송 ‘뒤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