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라한 ‘로컬100’ 성적표, 울산만의 압도적 브랜드가 없다

2026-02-05     경상일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제2기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울산의 고래문화마을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국민 추천과 전문가 심사를 거쳐 전국 1000여 개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 끝에 거둔 결과로, 초라하기 그지 없는 울산의 성적표다. 2023년 1기 선정 당시 ‘장생포문화창고’와 ‘지관서가’ 등 두 곳이 포함됐던 것과 비교하면 성과는 커녕 오히려 퇴보한 결과다. 이는 전국 관광객을 매료시킬 ‘울산만의 압도적 브랜드’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문체부가 4일 발표한 ‘제2기 로컬100’선을 보면 울산의 현주소를 더욱 뼈아프게 한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기에 이어 2기 100선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차별화한 문화적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한 해 172만명의 방문객을 불러모으며 24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

거창의 창포원, 함양의 개평한옥마을, 김해가야사 문화권 콘텐츠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등 인근 경남 지역의 자산들이 줄줄이 ‘로컬 100’에 낙점되는 동안 울산의 문화 자산은 고립된 섬처럼 정체되어 있다. K-컬처를 찾아 지방으로 발길을 돌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울산은 여전히 가볼 만한 선택지에서 비껴나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축제의 질적 수준이다. 문체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6~2027 문화관광축제’ 27개 가운데 울산은 ‘옹기축제’ 단 한 곳만이 턱걸이하듯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 심지어 바가지요금과 수용 태세까지 종합 고려된 이번 평가에서 울산의 다른 축제들은 아예 외면받았다.

특히 문체부가 최고 등급으로 부여하는 ‘명예문화관광축제’는커녕, 세계적 축제로 키우기 위한 ‘글로벌축제’나 ‘예비 글로벌축제’ 명단에도 울산의 이름은 전무하다. 옹기축제는 ‘2026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38개 축제 중 하나로 뽑히며 체면은 차렸으나, 역설적으로 울산 축제의 척박한 저변만 확인시킨 꼴이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역의 문화·자연·산업을 연계한 ‘글로벌 브랜드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여전히 ‘동네 잔치’ 수준의 구태에 매몰된 형국이다. 예산만 투입하면 관객이 모일 것이라는 관료적 안일함이 오늘의 초라한 참사를 자초한 셈이다. 울산시와 구·군은 이제라도 낡은 기획과 전시성 행정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지역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독창적 콘텐츠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