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울산’ 기부문화 확산하자]개인기부 활성화 ‘풀뿌리 모금’ 동력 필요

2026-02-09     정혜윤 기자
울산 사랑의온도탑이 경기침체 등 각종 악재 속에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 숫자만 보면 성과지만 과정까지 들여다보면 마냥 안도하기는 어렵다. 초·중반의 정체와 말미의 기업 거액 기부라는 익숙한 풍경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본보는 울산의 기부문화 현실을 들여다보고, 보다 안정적인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초반 반짝, 중반 정체…되풀이되는 막판 100℃

울산 사랑의온도탑은 올해도 막판에야 100℃를 겨우 넘겼다. 목표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막판 달성’ 구조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2026나눔캠페인’ 기간인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두 달 동안 모금된 금액은 총 72억8200만원이다.

최종 온도는 하루 전에야 목표인 100℃를 겨우 넘긴 100.4℃를 기록했다. 울산은 마감 일주일 전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70℃대에 머물렀다. 이후 기업들의 대규모 성금이 잇따르면서 목표는 달성했다.

이런 식으로 모금 속도가 중반 이후 급격히 둔화됐다가 막판에 기업 기부로 만회하는 양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시작 직후 한 달 동안 기업과 개인, 단체의 기부가 이어지며 지난 1월1일 기준 60.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모금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1월25일 75℃대에 머물렀고, 20여일 동안 상승 폭은 겨우 15℃ 안팎에 그쳤다.

이후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막판 기부로 이어졌는데, 이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이다. 지난해도 1월 초 60℃를 넘겼지만 급격히 모금이 저조해지면서 1월 중순 전국 최저 모금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희망2025나눔캠페인’도 마감 전날인 30일 100.2℃로 간신히 목표를 넘겼다. ‘희망2024나눔캠페인’ 역시 마지막 날 오후가 돼서야 100℃를 달성했다. 매년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늘 아슬아슬하다는 점에서 울산 모금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 희망나눔캠페인의 기부 구조는 올해도 기업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인 기부가 소폭 늘기는 했지만, 타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며 시민 참여 확대라는 과제는 그대로 남았다.

울산 희망2026나눔캠페인 기부 내역을 보면 법인 기부는 50억9000만원으로 전체의 69.9%를 차지했다. 개인 기부는 15억2000만원(20.9%), 별도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기타’ 기부는 6억7000만원(9.1%)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개인 기부가 다소 늘어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개인 기부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와 공동으로 추진한 ‘7000원 기부 릴레이’에는 3031명이 참여해 2100여만원이 모금됐다. 이들 대부분이 영수증을 발급받지 않으면서 통계상 ‘기타’ 기부로 분류됐다.

개인 기부자 수 역시 1만4800명으로 지난해보다 550여명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모금 구조에서 개인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경북은 올해 개인 기부가 109억원으로 전체의 49.3%를 차지했고 법인 기부는 112억원(50.7%)으로 균형을 이뤘다. 전남도 개인 기부 53억원(46.1%), 법인 기부 62억원(53.9%) 수준이었으며 부산 역시 개인 기부가 66억7800여만원(47.3%)으로 법인 기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로 온도가 단기간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이, 시민들은 해마다 희망나눔캠페인에서 상대적 ‘구경꾼’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수도, 부자도시 답게 소액기부 등 개인기부 활성화를 위한 울산 특성에 맞는 ‘풀뿌리 모금’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