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창의 펫 웰니스 보고서(2)]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외식문화 시대
오는 3월부터 반려견과 반려묘와 함께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음식점 내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포함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몰래 동반’ 혹은 ‘편법적 허용’이라는 회색지대에 머물던 반려동물 동반 문화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식당이 늘어난다’는 편의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 펫 웰니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제도는 반려동물의 행복과 사람의 안전, 그리고 사회적 신뢰가 동시에 작동해야 지속될 수 있는 섬세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먼저 반려동물에게 음식점은 결코 자연스러운 공간이 아니다. 낯선 냄새와 소음, 사람들의 움직임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사회화가 충분하지 않거나 노령, 질병을 가진 반려동물에게 외출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함께 갈 수 있다’는 선택지가 생긴 것과 ‘항상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반려인의 판단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사람의 관점에서도 고려할 부분은 분명하다. 모든 시민이 반려동물에 익숙하거나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나 공포감, 위생에 대한 우려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이번 제도가 모든 음식점에 일괄 적용되지 않고, 시설 기준을 갖춘 업소 중 희망하는 곳에 한해 허용된다는 점은 그래서 더욱 합리적이다. 공존은 강요가 아니라 선택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출입 허용’ 이후의 문화다.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은 행동 관리와 위생 수칙, 공간 분리 기준을 스스로 엄격히 지켜야 하며, 반려인 또한 자신의 반려동물이 공공장소에 적합한 상태인지 늘 점검해야 한다. 짖음과 배변 문제, 공격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반려동물 동반 문화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요소가 된다.
이번 제도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는 신호탄이다. 동시에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책임과 성찰을 요구하는지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펫 웰니스란 단순히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은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식탁 위의 공존은 배려 위에서만 완성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외식 문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성숙한 생활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보다 앞서는 시민의식과 반려인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함께 갈 수 있음’보다 ‘함께 있어도 괜찮음’을 증명하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펫 웰니스의 방향일 것이다.
성기창 울산 반려동물문화센터 센터장·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