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고령층보다 40대 이하 젊은층 직격탄
집값이 오르면 40대 이하 젊은층의 소비와 후생은 줄고, 고령층은 증가해 집값 상승이 연령대나 주거 지위 등에 따라 차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2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택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청년층과 같은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택 가격이 오르면 ‘자산 효과’(Wealth effect)로 인해 소비나 후생이 개선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상반된 분석이다.
한은은 우선 가계금융복지조사 미시데이터를 활용해 실증 분석하고, 40세 이하 젊은층 가운데 무주택자 그룹의 가계 평균 소비성향 하락세가 두드러진 점을 확인했다.
자산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젊은층이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는 ‘투자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한은은 추정했다.
연령대별 패널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주택 가격이 오르면 전 연령층에서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하락했는데, 특히 젊은층(25~39세)의 경우와 무주택자 그룹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주택가격이 1% 변할 때 가계 소비가 몇 % 변하는지 나타내는 소비의 주택가격 탄력성 계수는 25~39세는 0.3, 40~49세는 0.18 떨어졌다.
한은은 나아가 구조 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택 가격 상승 시 가계의 경제적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경제적 후생이란 비(非)주거 소비 지출, 주거 서비스 소비, 유증에 따른 만족감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한은은 이를 소비 지출 증감으로 환산해 측정했다. 후생이 1% 감소했다는 것은 소비를 1% 줄이는 만큼의 효용 감소를 의미한다.
분석 결과, 주택 가격이 5% 오를 때 50세 미만 가계의 후생은 0.23%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의 후생은 0.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미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라도 50세 미만의 경우 후생이 감소했다. 그 기여도는 -0.09%p로, 50세 미만 후생 감소분 -0.23%의 약 40%를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젊은층의 후생 감소는 무주택자가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는 투자 효과와 유주택자가 대출을 늘리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소비를 줄이는 저량 효과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젊은 유주택자는 상당수가 1주택에 자가 거주자나 저가 주택 보유자인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주거 사다리 상향 이동 유인이 강해 투자 효과와 저량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장년·고령층은 주거 사다리 상향 이동 유인이 크지 않고, 유주택자나 다주택자 비중이 높아 ‘자산 효과’가 우세한 영향으로 후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 상승은 청년층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기반 약화에 더해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청년층의 만혼, 저출산 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