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햇빛마실’, 태양광 수익이 마을 복지로
울산시가 주민참여형 태양광 ‘햇빛마실’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올해 5곳(1㎿)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0곳(15㎿)까지 확대한다. 설치비의 85%를 초저금리로 지원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추고, 발생하는 발전수익을 마을 기금으로 환원해 주민복지와 지역현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수익 공유형 상생 모델’이다. 에너지 전환을 실질적인 ‘소득과 복지’의 기회로 전환하는 울산형 재생에너지 모델의 본격적인 출발을 의미한다.
울산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밀집한 도시다. 그만큼 탄소중립 전환의 부담이 크다. 산업구조 전환과 전력 수급 안정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러나 저수지·농지·공공건물 지붕 등 활용 가능한 공간도 적지 않다. 분산형 태양광 확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시는 도시가스 미공급 마을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전환의 혜택을 취약지역에 먼저 배분하겠다는 의미다.
전국에는 이미 유사 모델이 적지 않다. 일부 마을은 발전수익을 급식, 교통, 경로당 운영 등에 활용하며 성과를 냈다. 공동체 결속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대출 상환이 시작되자 수익구조가 흔들린 사례도 있다. 주민간 갈등으로 사업이 멈춘 곳도 있었다. 설비 규모가 아니라 재정 안정성과 운영의 투명성, 합의 구조의 지속성이 성패를 갈랐다. 초기 기대와 실제 수익의 간극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울산 ‘햇빛마실’도 예외일 수 없다. 첫째는 절차의 공정성이다. 참여와 탈퇴 기준, 의사결정 방식, 이해상충 방지 장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는 수익구조의 현실성이다. 예상 발전량과 수익 산정근거, 상환계획, 유지·관리·보험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과도한 기대는 갈등의 씨앗이 된다. 셋째는 계통 연계와 기술적 안정성이다. 태양광은 설치보다 전력망 접속과 출력 관리가 관건이다. 울산시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지원 방침을 밝힌 만큼, 지원 기준과 운영 책임을 구체화해야 한다. 계통 수용 여력을 사전에 검증하고, 출력 제한 시 손실 분담 구조도 설계해야 한다. 기술적 보완이 제도적 장치와 맞물려야 주민 부담이 줄어든다.
‘햇빛마실’은 에너지 전환을 지역소득과 공동체 복지로 연결하려는 실험이다. 산업도시 울산의 전환 전략을 마을단위까지 확장한 정책이기도 하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성패는 설계에 달려 있다. 참여의 규칙을 분명히 하고,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며, 위험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 때 태양광은 비로소 마을의 자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