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은 자영업자 20명 중 1명 ‘금융채무 불이행’

2026-02-19     오상민 기자
길어진 내수 부진과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20명 중 1명은 빚을 제때 못 갚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구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총 16만6562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보유자 332만8347명 가운데 5%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를 뜻한다.

개인사업자 채무 불이행자 수는 최근 5년 새 3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5만1045명에서 2021년 5만487명, 2022년 6만3031명으로 소폭 오르다가 2023년 11만4856명, 2024년 15만5060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대출자 중 불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말 2.0%에서 지난해 5.0%로 2.5배 뛰었다.

한국은행이 2024년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연이어 금리를 동결하면서 과거 초저금리로 돈을 빌렸던 영세 사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타격이 가장 컸다. 2020년 말 7191명에 불과했던 60대 이상 불이행자는 지난해 3만8185명으로 5년 만에 5배 이상 폭증하며 전 연령대 통틀어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갚지 못한 대출 금액 역시 2조65억원에서 9조7228억원으로 치솟았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건전성 악화도 뚜렷했다. 지난해 말 상호금융권 대출 불이행자는 2만4833명으로 2020년 말(6407명)과 비교해 4배가량 늘었다. 시중은행 채무 불이행자가 1만6472명에서 3만3907명으로 약 2배 확대된 것보다 빠른 속도다.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자 수는 10%가량 줄었지만, 연체 차주 수는 오히려 40% 가까이 뛰어 10명 중 1명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한은은 앞서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 취약하며 대출 비중이 높아, 충격 발생 시 비은행권 건전성에 미치는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